‘세계의 공장’ 中광둥 ‘실업자 공장’으로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2일 춘제가 끝나면서 고향에 다녀온 중국 농민공들이 짐을 양손 가득 들고 광둥 성 둥관 시 기차역을 쉴새없이 빠져나오고 있다. 공장밀집지역인 광둥 성에서는 인력수요가 큰 폭으로 줄면서 농민공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둥관=로이터 연합뉴스
2일 춘제가 끝나면서 고향에 다녀온 중국 농민공들이 짐을 양손 가득 들고 광둥 성 둥관 시 기차역을 쉴새없이 빠져나오고 있다. 공장밀집지역인 광둥 성에서는 인력수요가 큰 폭으로 줄면서 농민공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둥관=로이터 연합뉴스
농민공 260만명 일자리 못찾아… 매달 20만명 실직자 쏟아져

‘세계의 공장’ 중국 광둥(廣東) 성이 ‘실업자 공장’이 될 판이다.

홍콩의 원후이(文匯)보는 9일 광둥 성 취업서비스 관리국 통계를 인용해 춘제(春節·중국 설) 이후 광둥 성에 내려온 970만 명의 농민공 가운데 26.8%인 260만 명은 아직 직업을 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1∼3월) 광둥 성에서 필요한 노동력은 190만 명. 앞으로 광둥 성에 농민공이 더는 유입되지 않는다 해도 70만 명은 실업자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농민공은 아직도 계속 광둥 성으로 몰려들고 있다. 농민공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시기인 ‘춘제연휴 특별수송기간’(1월 11일∼2월 19일)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다른 성에서 일자리를 잃은 농민공도 일단 먼저 광둥 성을 찾는다. 현재 광둥 성의 농민공 실업자 260만 명 중 140만 명은 광둥 성에서 일하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지만 나머지 120만 명은 춘제 이후 다른 성에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광둥 성은 실업자도 가장 많이 나오지만 취업의 기회도 역시 가장 많다고 보는 것이다.

광둥 성의 전체 농민공은 현재 약 2000만 명.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지난해 9∼11월 광둥 성에서만 73만2000명이 직장을 잃었다.

올해도 매달 20여만 명의 실업자가 계속 양산되고 있다. 광저우(廣州) 시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광둥 성 소재 기업의 20%는 올해 상반기 감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광둥 성은 24시간 운영하는 농민공 구직 전문 신속 대응 서비스와 취업 자문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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