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실직 귀향 농민공 2000만명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8분


당국 예상의 2배… 농촌붕괴로 이어질땐 사회불안 우려

글로벌 경제위기로 실직해 고향으로 돌아간 중국의 농민공이 2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중국 정부에 초비상이 걸렸다.

중국 공산당 중앙농촌공작영도소조판공실 천시원(陳錫文) 주임은 2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최근 농업부가 춘제(春節·중국 설날) 기간에 농민공을 많이 배출한 전국 31개 성(省) 가운데 15개 성 150개 농촌을 표본조사한 결과 실직해 귀향한 농민공이 전체 농민공의 15.3%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도시에서 일하는 농민공 중 38.5%가 춘제 때 고향에서 설을 쇠기 위해 귀향했으며 이들 중 39.6%가 실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1억3000만 명의 전체 농민공 가운데 실직자는 15.3%인 2000만 명으로 추정된다는 것.

국무원은 이날 지역별 실업 농민공 수치는 발표하지 않고 전체 수치만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이처럼 실업 농민공이 당초 예상했던 1000만∼1100만 명보다 2배 가깝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사회불안 요소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중국 농민의 수입 가운데 40%는 외지에서 막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농민공의 실업은 농촌경제의 파탄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연해지역 기업이 가능한 한 농민공을 해고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실직해 귀향한 농민공에게 각급 지방정부가 직업훈련을 제공하며 △각 지방정부가 공공사업을 일으켜 최대한 실업 농민공을 흡수하기로 했다.

또 중국 당국과 기업연합회는 이날 공동으로 각급 지방정부와 기업, 노조에 노사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체임임금이 사회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천 주임은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수출에 주력했던 기업들이 곤란을 겪으면서 농민공이 대거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농업 생산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농민들의 수입이 줄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올해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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