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에 화해 손짓… 핵위협 방지 국제공조 강조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 취임사로 본 오바마 외교정책 방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취임사에서 새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조지 W 부시 시대와 확연히 다를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건국의 아버지들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위험 속에서도 법의 지배와 인권 조항을 만들어냈다”며 “편의를 위해 이상(理想)을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행정부가 가혹심문 기법, 관타나모 수용소 등으로 법치주의 절차를 훼손한 것을 간접 비판한 것.

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의 모든 나라, 모든 사람, 모든 어린이의 친구이며 다시 한 번 리더십을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무슬림 세계를 향해서도 “우리는 상호 존중과 상호 이익에 기반해 진전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라크를 이라크인에게 맡길 것이며, 아프가니스탄에서 어렵게 쟁취한 평화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해 이라크 철군 및 아프간 전력 증강 방침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위협을 줄이기 위해 우리의 오랜 친구 및 옛 적들과 함께 부단히 일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러시아 등과의 핵무기 감축 노력, 북한 이란의 핵개발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 방침을 확실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러리스트에 대해선 “우리의 정신력은 당신들보다 강하다. 당신들은 우리를 이길 수 없으며 우린 당신들을 패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부패와 사기, 반대자에게 재갈을 물림으로써 권력을 유지하는 자들은 자신들이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그러나 당신이 주먹을 펼 의향이 있다면 우리도 손을 내밀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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