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라 해도 정당한 재판 받게 최선”

  • 입력 2009년 1월 17일 02시 58분


■ 수감자 변호 美예비역소령 인터뷰

에이미 피츠기븐스(38·사진) 예비역 육군 소령은 ‘불법적인 적 전투원(enemy combatant)’이라는 혐의를 받고 관타나모수용소에 수감 중인 누어 유트먼 무하마드(수단 국적) 씨의 대표 변호인이다.

미국 군복을 입은 여성이 ‘적’의 변호인을 맡은 사연이 궁금해 14일 인터뷰했다.

―무하마드 씨가 무죄라고 믿나.

“무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군사법정에 기소됐지만 국제법에 부합하는 정당한 재판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군 검찰은 국제법에도 없는 ‘불법적인 적 전투원’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무고한 희생자를 내고 있다.”

―관타나모 수감자들은 어떤 대우를 받나.

“일반 군사법정에 기소된 미군과 동등한 대접을 받고 있지 않다. 기밀사항이라는 이유로 변호인에게 범죄를 입증할 증거조차 공개되지 않은 채 재판이 진행돼서는 안 된다. 지난해 5월 기소된 무하마드 씨에 대한 범죄 증거를 아직까지도 열람하지 못했다.”

―왜 무하마드 씨를 변호하나.

“사형제도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9·11테러의 주모자인 알 카에다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수감자들은 대부분 사형 및 무기징역 선고가 예상된다. 무하마드 씨는 일관되게 자신은 알 카에다와 무관하며 군 검찰이 모든 것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관타나모수용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오바마 당선인이 수용소 폐쇄 결정은 물론 수감자들이 자국 법정 또는 중립적인 타국 법정에서 국제법 절차에 따른 정당한 재판을 받도록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피츠기븐스 소령은 조지워싱턴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1999년부터 현역 장교 신분으로 군 변호인으로 일했다. 이후 버지니아 주 공익변호사 겸 관타나모수용소 수감자들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관타나모=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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