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소 피로 증후군’

  • 입력 2008년 11월 26일 03시 02분


여야 바뀐 국회-사령탑 부재-가벼운 입 ‘3중고’

취임 2개월만에 과거 정권 문제 합친 피로현상

취임 2개월을 맞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벌써부터 과거 정권들이 보였던 문제점을 모두 합쳐놓은 듯한 피로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5일 지적했다.

참의원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고심하는 점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정권과, 사령탑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과 닮았으며, 총리 본인 발언의 가벼움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정권과 유사하다는 것.

이 삼중고는 과거 각 정권의 발목을 잡았다는 점에서 “아소 정권 자체가 언젠가 본 듯한 풍경이 돼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선거용 얼굴’로서 총리로 옹립된 그가 후쿠다 총리의 전철을 밟게 된 것은 경기대책을 이유로 중의원 해산을 미루면서부터.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가 비협조 노선을 취하면서 신테러대책특별조치법 개정안 등의 참의원 통과가 어렵게 되자 아소 총리는 임시국회를 연장해 중의원에서 재가결하려 하고 있다. 후쿠다 전 총리도 오자와 대표와의 당수회담이 불발된 뒤 신테러대책특조법안 등 3개 법안을 중의원에서 재가결해야 했다.

이에 대해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전 관방장관은 “현 정권을 보면 우리(후쿠다 내각)가 퇴진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각료들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어 정책 혼란을 가져오는 사령탑 부재도 문제다. 이는 ‘친구 내각’을 구성해 고립됐던 아베 전 총리와 유사하다.

모리 전 총리가 재직 당시 “일본은 신의 나라”라거나 “무당파층은 잠이나 자고 있으면 된다”는 등의 실언을 연발한 것처럼 아소 총리도 정책에 대한 발언이 왔다갔다하고 “의사는 사회적 상식이 결여돼 있다”는 등 실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소 총리는 외교에서 만회를 노리기도 했지만 24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끝내고 페루에서 귀국한 그를 맞은 여론은 “중국에 밀린 데다 내정 혼란 탓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차갑기만 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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