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부 상원의원 “빅3 없어져도 車 산업 안무너진다”

  • 입력 2008년 11월 19일 02시 59분


뉴욕타임스“빅3 무너지면 韓-日-獨 車가 점령”

미국 자동차 업체 ‘빅3’에 대한 구제금융안이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외국 자동차회사 현지 공장이 있는 남부 상원의원들이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방식의 ‘빅3 살리기’에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미 언론들도 연일 빅3의 경영 실패를 제기하고 있다. 의회는 18일(현지 시간) 관련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모두 공화당 소속인 앨라배마 주의 리처드 셸비,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제임스 드민트 상원의원은 “빅3가 없다고 미국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며 구제금융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앨라배마 주엔 독일 다임러, 일본 혼다, 한국 현대차 현지 공장이 있다. BMW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셸비 의원은 17일 CBS 방송에 출연해 “매일 기업이 문을 닫고 그 자리를 다른 기업이 채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빅3는 시장 논리에 맡기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4일 미치 맥도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자동차산업 구제방안이 표결에 회부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협조 약속을 받지 못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공화당이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에 나설 수 있으므로 공화당의 협조가 필수이다.

언론들도 빅3의 경영 실패를 비판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가 잘 팔리지 않는 것은 관세와는 무관하다. 품질이 떨어지고 연료소비효율도 엉망인데 누가 그런 차를 사겠느냐”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신청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게 미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외부 칼럼을 게재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빅3가 무너지면 미국 현지에 공장이 있는 일본과 독일, 한국 등 외국 자동차업체들이 함께 빠르게 빈자리를 채우면서 미국 자동차산업을 ‘호령’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빅3가 무너지면 미 자동차산업은 외국 업체들에 점령된 멕시코나 캐나다와 가까운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것.

한편 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 재무장관 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18일 미국이 빅3에 대한 지원에 나설 경우 유럽도 유럽 자동차 업체들을 그냥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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