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완전독립” 목청… 폭력투쟁엔 이견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2시 59분


■ 긴급대표대회 개막… 중간노선 포기뒤 진로 논의

일부선 “독립위해 선혈 바칠 준비 돼있다”

티베트의 미래 독립투쟁 방향을 논의하는 ‘해외망명 티베트인 긴급대표대회’가 17일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22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회의는 독립을 포기하는 대신 폭넓은 자치권을 요구하는 달라이 라마(73)의 ‘중간노선’이 중국 정부의 거부로 사실상 실패로 끝난 뒤 새로운 투쟁노선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티베트인의 독립투쟁사에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엔 망명한 티베트인 15만 명을 대표해 세계 각 지역의 최고책임자 500∼600명이 참석했다. 달라이 라마는 참석하지 않았다.

삼동 린포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개회사에서 “중국과의 잇따른 회담 실패 이후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공개적이고 솔직한 토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과 홍콩, 서방 언론들은 티베트인들이 이번 회의에서 ‘티베트의 완전한 독립’을 투쟁목표로 삼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달라이 라마의 ‘고도 자치’ 노선에 불만을 터뜨려 온 시짱청년대회(약칭 藏靑會·짱칭후이)의 옌페이얼(彦非爾) 대변인은 “달라이 라마가 주창한 비폭력, 독립포기, 자치노선이 중국 공산당에 의해 거부된 만큼 마땅히 완전 독립의 길로 투쟁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이 앞으로 폭력투쟁을 벌일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6일 “우리는 티베트 독립을 위해 선혈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는 츠왕런쩡(次旺仁增) 짱칭후이 주석의 말을 인용하면서 티베트인들이 폭력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짱칭후이의 옌페이얼 대변인은 “폭력을 통한 티베트 독립은 달성할 수도 없을뿐더러 국제사회의 지지도 받기 힘들다”며 “우리는 비폭력 노선을 걷되 사망까지 불사하는 단식투쟁 등 더욱 강한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마 초펠 티베트 망명정부 의회 의장도 최근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무장투쟁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앞서 달라이 라마 특사단은 16일 “중국 측에 헌법상 티베트의 자치권 부여와 자치정부 구성 원칙의 헌법 명시, 티베트 언어와 문화 보호, 비(非)티베트인의 티베트 이주정책 중단을 요구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우리 주장을 왜곡했다”고 협상 내용을 설명했다.

:티베트 현대사 일지:

1950년 10월 중국 인민해방군, 티베트 강제 점령

1959년 3월 티베트 1차 봉기, 12만 명 학살설. 달라이 라마 인도 망명

1987년 10월 티베트 2차 독립 봉기

2002년 9월 달라이 라마 ‘독립 포기’, 중국 정부에 고도자치 요구

2008년 3월 티베트 3차 독립 봉기. 티베트, 140여 명 사망, 1000여 명 부상. 중국 18명 사망 주장2008년 11월 달라이 라마, 중국 정부, 양측 9차례 대화 진전 없자 사실상 대화 종료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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