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위기 몰디브, 다른 나라 땅을 산다?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대통령 당선인 “관광수입으로 인도-스리랑카서 매입” 이색 구상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처한 몰디브가 새로운 국토를 돈을 주고 사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AF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11일 취임하는 모하메드 나시드 당선인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국토가 바닷속으로 사라질 날에 대비해 새로운 국토를 살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겠다”며 “몰디브를 떠나길 원치 않으나 기후 변화의 난민이 되어 수십 년간 텐트 속에서 살아가길 원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 변화를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곳에 땅을 사야만 한다”며 “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보험과도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몰디브는 이에 따라 해마다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관광수입 중 일부를 활용해 국부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중동 산유국이 오일 달러로 국부펀드를 만들었듯이 몰디브의 주요 수입원인 관광수입을 통해 새로운 국토를 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나시드 당선인은 이미 여러 나라와 접촉했으며 수용 가능한 방안임을 확인했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몰디브와 기후조건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인도 스리랑카가 최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땅이 넓은 호주도 고려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나시드 당선인은 설명했다.

몰디브는 1192개의 산호섬으로 이뤄진 나라로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 2m에 불과해 수몰 위기에 처해 있다. 몰디브는 해외 이주 방안 외에 사람이 사는 193개 섬 주위에 보호 벽을 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비용이 너무 비싸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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