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바마 시대]‘한인 오바마’를 꿈꾸며…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당선 축하 메모판미국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 사상 첫 흑인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쓸 수 있는 메모판이 5일 설치됐다. 이곳에 모여든 미국인들이 “주님의 은총을 빈다” “오바마, 당신을 사랑한다”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를 써 넣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당선 축하 메모판
미국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 사상 첫 흑인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쓸 수 있는 메모판이 5일 설치됐다. 이곳에 모여든 미국인들이 “주님의 은총을 빈다” “오바마, 당신을 사랑한다”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를 써 넣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재미 한인들, 아시아계 표 결집-후원금 모금 맹활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운동을 직간접적으로 도운 한인들은 30, 40대 중장년층이 많다. 오바마 선거캠프는 물론 민주당 안팎의 오바마 지지 모임에서 정치인, 법조인, 인권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인들이 그의 당선을 위해 땀을 흘렸다.

▽오바마와 한인들=오바마 당선인의 최측근 그룹 멤버로는 유진 강(24) 씨가 뛰고 있다. 미시간대 3학년 때 시의원에 도전하는 등 도전의식이 강한 그는 2006년 오바마 당선인이 대선 출마를 준비할 때부터 ‘정치보좌역’으로 도왔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국장인 여성 변호사 엘리자베스 김(44·여) 씨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들을 조직하는 일을 했다.

지난해 군대위안부 결의안 하원 통과를 위한 풀뿌리 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워싱턴 지역 한인 여성운동가 애너벨 박(40·여) 씨는 오바마 후보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다.

한인 2세 여성 변호사 마리사 전(43) 씨도 오바마 캠프 내 여성지도위원회와 아시아태평양계 지도위원회에서 기금 모금과 정책자문 역할을 했다. 전 씨는 오바마 당선인이 하버드대 로스쿨 학회지 ‘하버드 로 리뷰’ 편집장을 할 때 함께 공부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뉴욕대 대학원을 졸업한 라이언 김(32) 씨는 ‘오바마를 위한 동부지역 아시안 연대’ 회장으로 활동하며 오바마 캠프를 도왔다. 김 씨는 2006년 오바마 당선인의 지지 모임에 들어간 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오바마 당선인 지지 운동에 뛰어들었다.

뉴저지 주 에디슨시장인 준 최(34) 씨도 오바마 당선인과 인연이 깊다. 그가 2005년 시장에 출마했을 때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이 직접 지원 유세를 했다. 최 씨는 지난해 2월 오바마 당선인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자 뉴저지 주에서 처음으로 오바마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50) 소장도 한인들의 유권자등록 운동을 주도하면서 오바마 당선인을 간접적으로 지원해온 인물로 꼽힌다.

▽한인 기부금도 오바마에 집중=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지난달 말 공개한 대선후보 기부금 명세를 보면 1089명의 한인이 오바마 당선인에게 47만6029달러를 기부했다. 반면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에 대한 기부금은 525명, 37만7340달러에 그쳤다.

미국 사회의 한인들은 2000년대들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민주당 경선 전초전 때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많이 쏠렸지만 올해 초부터 젊은층을 중심으로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오바마 후보의 후원금 마련을 위해 뉴욕 맨해튼의 화랑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는 미주 한인 1000여 명의 머리카락 재를 이용해 그린 그의 초상화가 전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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