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양원 장악 ‘슈퍼 파워’ 예고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3시 03분


내달 4일 美대선과 함께 상-하원선거도 실시

11월 4일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대약진이 예상된다.

미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기대하는 민주당이 의회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둬 행정부와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슈퍼파워’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CNN은 28일 민주당이 상원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를 제압할 수 있는 의석수인 ‘매직 60’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의회선거 전망=4일 치러지는 선거는 상원의 3분의 1(35석)과 하원의원 전원(435명)을 새로 뽑는다. 민주당은 현재 상원에서 49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소속 2석의 지원을 얻어 51 대 49로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상원 선거대상인 35석 중 23석이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 미 공영방송(NPR)은 상원선거에서 민주당이 알래스카, 버지니아 등에서 공화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 8곳을 뺏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여기에 켄터키 등 2, 3곳에서도 접전이 벌어지고 있어 이번 선거로 민주당 의석이 최대 60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현재 민주당 235석, 공화당 199석인 하원에서도 민주당은 25∼30석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36석인 의석수 차가 60석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10명 중 5명은 민주당 일당 지배에 대해 전례 없는 지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30%만이 견제와 균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화당은 다급한 표정이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는 연일 “거대 민주당의 1당 독주를 막아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읍소하고 있다.

▽‘민주당 일당 지배의 기억’=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28일 프랭클린 루스벨트,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의 민주당 지배 경험을 소개하며 일당 독재의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당 내분과 불화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대공황 시기인 1932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민주당은 상원 59석을 차지했다. 그는 첫 번째 임기에서 의회의 지원으로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하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단초를 마련했다. 그러나 두 번째 임기에는 당 내부와 행정부의 불화가 깊어졌다.

카터 대통령은 의회와 조화를 이뤘지만 그가 조지아 주에서 데려온 측근들이 워싱턴 정치세력과 화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 첫 2년도 민주당 다수파 내부의 충돌로 어려움을 겪은 시기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 후 예상되는 민주당 독주를 막기에 공화당은 너무나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클린턴 행정부 초기에는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이라는 걸출한 보수파 지도자가 공화당 전열을 다져 40년간의 하원 소수파 시대를 청산했다. 그러나 ‘뉴트 깅리치 버전 2008’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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