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이틀 연속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고 국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시험발사에 성공한 4기의 미사일은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이다.
러시아 해군은 11일 바렌츠해의 핵추진 잠수함 툴라에서 태평양 적도 부근을 향해 '시네바(Sineva·파란 베레모)'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캄차카 반도가 아닌 태평양 적도 부근을 목표로 한 시험발사는 러시아 해군 역사상 최초다.
러시아 유일의 항공모함 '쿠즈네초프'를 타고 바렌츠해(海)에서 시네바 발사를 지켜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Medvedev) 대통령은 이날 "미사일이 1만1547㎞를 비행한 것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사상 가장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시네바의 종전 사거리는 8300㎞였다.
러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해군은 12일에도 일본 북부 오호츠크 해상 및 노르웨이 동부 바렌츠 해상의 잠수함들, 그리고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발사기지 등 모두 세 지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한 대씩 성공리에 발사했다.
로이터 통신의 기자는 이날 오후 4시23분(한국시간) 북부 플레세츠크 코스모드롬에서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토폴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을 목격했다.
발사에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RS-12M 토폴 미사일을 점검했다.
나토가 SS-25 시클이라고 부르는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1만㎞에 550㏏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미사일은 태평양 캄차카 반도 쿠라의 목표물을 겨냥해 발사됐으며 발사 30분 후 목표물인 쿠라를 정확히 공격했다.
이고리 디갈로 해군 대변인은 “토폴이 발사 30분 뒤 6000㎞ 떨어진 캄차카 반도의 쿠라 훈련장에 있는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신형 토폴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만㎞에 이른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미사일 발사 실험을 참관해 눈길을 끌었다.
플레세츠크 기지에서 이날 참관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번 실험은 러시아의 미사일 방위망이 강력하며, 잘 정비돼 있음을 과시했다"고 말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우리는 앞으로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 시험할 것이며 이와 더불어 현재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무기들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발사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