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법시험 = 국가제일고시’

  • 입력 2008년 9월 20일 02시 59분


법조 수요 늘면서 위상 높아져… 올 37만여명 신청 ‘열풍’

중국에서도 사법시험 열풍이 불고 있다.

20일과 21일 중국 전역에서 시행되는 사법시험에 37만여 명이 신청했다. 지난해 응시자 약 25만 명보다 12만 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2002년 첫 시험 이후 가장 많이 신청했다.

지난해까지는 대학 졸업자에 한해 응시 자격이 주어졌지만 올해 처음으로 법학을 전공한 대학 4년생도 응시할 수 있게 했다. 또 대만인도 응시할 수 있게 해 올해 818명의 대만인이 신청했다.

대학에 고시 준비를 위한 스터디그룹이 생겨나고 사법시험 전문학원도 늘고 있다. 런민(人民)일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법시험 전문코너’를 마련해 시험정보와 모의고사 문제풀이 등을 제공하고 있다.

○ 법조의 유일한 관문으로 대우와 인식 높아져

중국은 2002년 국가사법시험법을 시행해 사법시험을 통과한 사람만 초임 판사와 초임 검사, 변호사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변호사 자격증은 시험 합격 후 법률사무소에서 1년간 실습하면 취득할 수 있다.

과거에는 각급 사법기관이나 검찰에서 근무하는 직원 중 자질이 우수한 사람을 판검사로 선발하거나 각급 공산당위원회에서 추천하는 인물, 군 장교나 공안국 직원을 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법시험이 법조 3륜(輪)으로 향하는 유일한 관문이 되고 변호사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높아지면서 사법시험은 ‘국가 제일 고시’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난이 심화하는 것도 사법시험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자들은 로펌이나 대기업 법무팀, 외국 기업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 투자자문 및 상사분쟁 전문 ‘베이징 궈중(國中) 컨설팅’의 김덕현 박사는 “중국이 법치사회로 가면서 법조인 수요가 늘어 전문직으로서 법조인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며 “더욱 우수한 인재가 변호사가 되고 사회적인 대우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변호사 공급 확대와 소수민족 소외지역 배려

중국 당국은 수요에 비해 변호사 공급이 부족하고 특히 소수민족 거주 지역이나 경제적 낙후 지역에 ‘법률 서비스 사각지대’가 많다고 보고 있다.

올해부터 법학 전공 졸업 예정자에게 응시 자격을 준 것도 응시자를 늘리고 합격자를 많이 배출해 이들 지역의 변호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최근 전했다.

시험 합격점(전국 360점·만점은 600점)을 티베트는 290점, 다른 일부 지역은 320점으로 낮추거나, 응시 자격을 소수민족 자치구나 중서부 일부 지역은 2년제 전문대 법학 전공자에게도 부여하는 것도 이들 지역을 배려한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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