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의회, 南오세티야-압하지야 ‘독립국’ 결의

  • 입력 2008년 8월 26일 02시 56분


그루지야 “파괴적인 결과 불러올것”

러시아 의회가 25일 그루지야 내 친(親)러시아 자치구역인 남(南)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독립국가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그루지야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러시아 상원인 연방의회와 하원인 국가두마는 이날 특별회의를 소집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독립을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그동안 그루지야 내 두 자치구역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이번 결의안에 반대하지 않고 서명할 것이 확실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두 자치구역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그루지야와 그루지야를 지원하고 있는 서방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러시아와의 대립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가 그루지야의 통치하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두 자치구역에 대한 (러시아의) 독립 인정은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백악관 발표를 인용해 “딕 체니 부통령이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달 2일 그루지야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루지야와 러시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달 1일 유럽연합(EU) 긴급 정상 회의를 소집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그루지야 전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와의 관계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나토와 군사협력관계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한편 미 해군 군함이 50t가량의 구호물자를 싣고 24일 그루지야 서부 바투미 항으로 들어온 데 이어 이날 나토 함대가 그루지야에 구호물자를 수송한다며 흑해로 들어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나토 함대의 흑해 진출은 위험한 전례를 만드는 것이고 그루지야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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