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권 박탈해야”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2014년 러시아의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박탈하고 개최지를 새로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의원들에 의해 제기됐다.

앨리슨 슈워츠(민주·펜실베이니아), 빌 셔스터(공화·펜실베이니아) 미 하원의원은 14일 “러시아의 그루지야 공격은 진행 중이던 전쟁도 중단해야 하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소치는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그루지야 지역으로부터 불과 30여 km 떨어진 곳에 있다”며 “이런 곳에서 올림픽을 연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슈워츠 의원 측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결의안 초안은 미 의회가 여름휴가를 끝내고 개회하는 9월 첫째 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홀브룩 전 미 국무부 차관보도 러시아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크렘린은 자신들의 행위로 인해 2014년 동계올림픽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처럼 서방의 보이콧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1979년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한 항의로 미국은 올림픽 참가국들에 모스크바 올림픽 불참을 요청했었다. 이에 모스크바 올림픽은 한국 등 미국의 우방국 대다수가 참여하지 않은 ‘반쪽 올림픽’으로 역사에 남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개최국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미국 의회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기업의 올림픽 협찬금을 대폭 삭감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어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소치는 지난해 7월 치열한 접전 끝에 한국 평창,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제치고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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