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주인’ 노리는 미셸 오바마-신디 매케인

  • 입력 2008년 6월 12일 20시 48분


2008 미국 대통령선거 본선전이 펼쳐지면서 양대 후보의 부인들도 뉴스의 전면에 등장했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부인 미셸과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부인 신디는 남편들 못지않게 여러 면에서 대조를 이룬다.

미셸은 시 수도국 근로자인 아버지와 카탈로그 제작업체 비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난했지만 매일 저녁 늦게라도 부모가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가정이었다. 명문대를 거쳐 로펌에 들어간 미셸은 로펌 내 유일한 흑인변호사였고, 얼마 후 후배로 입사한 또 다른 흑인 변호사 오바마의 멘토 역할를 하다 그와 결혼했다.

그는 적극적인 성격, 뛰어난 연설 능력, 남다른 패션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남편과의 관계도 '동등한 파트너' 이미지가 강하다. AP통신은 미셸을 힐러리 클린턴, 로잘린 카터(지미 카터 대통령의 부인) 여사와 함께 '비전통적' 영부인의 범주에 넣었다. 힐러리는 남편이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건강보험 개혁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았고, 로잘린은 국무 회의에 동석했다.

신디는 미국 최대 맥주유통업체인 '헨슬리&컴퍼니' 소유주의 딸이다. 장애인을 위한 재활치료 특수교사로 일하던 신디는 1979년 하와이의 한 군 장교 파티에서 18세 연상의 연락장교 매케인을 만났다. 매케인은 부인과 이혼하고 신디와 결혼했다. 매케인이 아리조나 주에서 정치인 생활을 시작하고 상원의원까지 오르기까지는 처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학창시절 로데오 퀸 출신으로 치어리더로도 활약했던 신디는 조용하고 정치무대에 나서길 꺼려해 낸시 레이건, 로라 부시와 함께 '전통적' 영부인 집단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2월 미셸이 "내 인생 처음으로 미국이 자랑스러워졌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빚자 다음날 남편의 유세장에서 "나는 항상 여러분이, 미국이 자랑스럽다"고 수차례 강조해 정치인의 아내다운 공격성을 드러냈다.

네오콘 대변지인 위클리스탠다드, 보수주의 옹호 잡지인 '내셔널 리뷰' 등은 미셸을 공격하는 기사를 연달아 쏟아내고 있다. 내셔널 리뷰는 이미 4월21일자에서 '불만의 여인'이란 제목 하에 날카로운 눈매로 응시하는 미셸의 사진을 표지로 실었다. 인터넷엔 "미국 내 최고 교육을 받고 최고의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미국이 자랑스럽지 않단다"는 식의 야유가 섞인 글들이 무성하다. 미셸을 주류사회에 불만을 가진 공격적 여인으로 색칠하려는 시도들이 감지된다.

신디는 상대적으로 여론의 도마에는 덜 오른다. 하지만 사생활을 이유로 소득세 보고서 공개를 거부하다 비판을 받고 뒤늦게 600만 달러의 연소득(2006년 기준)을 공개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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