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쓰촨 - 산시성서 또 강력 여진… 주택 42만채 붕괴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5월 28일 03시 01분


27일 중국 쓰촨(四川) 성의 칭촨(靑川) 현과 산시(陝西) 성의 닝창(寧强) 현에서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주택 42만 채가 붕괴됐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칭촨 현에서는 오후 4시 3분 리히터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오후 9시 59분 규모 4.7의 여진이 잇달아 발생했다. 칭촨 현과 인접한 닝창 현에서도 오후 4시 37분 규모 5.7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여진으로 칭촨 현에서만 63명이 부상했고 이 가운데 6명은 위독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남부에서는 폭우가 내리면서 큰 피해를 내고 있다. 쓰촨 성에 인접한 구이저우(貴州) 성에서는 이날 폭우가 내려 홍수와 산사태로 18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구이저우 성의 성도인 구이양(貴陽)에서는 25일부터 내린 폭우로 166명이 부상했고 224mm의 비가 내린 후난(湖南) 성에서는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

여진과 호우가 이어지면서 이번 지진으로 형성된 최대 규모의 탕자(唐家)산 언색호(堰塞湖)에서 물을 빼기 위한 작업이 27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쓰촨 성 수리총부 등으로 구성된 ‘탕자 산 언색호 지진 재해대책 지휘부’는 이날 굴착기 등 15대의 중장비로 제방을 파내기 시작했다. 지휘부는 윗부분 폭이 120m, 높이 8∼10m인 배수로를 만들어 초당 1000∼2000㎥씩 물을 방류할 계획이다.

배수로 완성에는 10일가량 걸릴 것으로 지휘부는 보고 있다.

갑작스러운 제방 붕괴에 대비한 3단계 철수 계획도 마련됐다. 탕자 산 언색호가 완전 붕괴되면 하류의 몐양(綿陽) 시민 등 최대 130만 명이 대피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몐양 시는 제방이 갑자기 붕괴되면 경보를 울리고 신호탄을 발사해 주민들을 대피시킬 계획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26일 쓰촨 성 대지진 구호품의 횡령과 전용, 낭비 등 모든 종류의 구호품 관련 비리를 제보할 수 있는 전용 전화와 홈페이지를 개설했다고 신화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정부 회계감사기구인 심계서(審計署)는 구호품 처리에 대한 상시 감독 체제에 들어갔고 중앙기율위원회는 지진 구조 현장에 특별 감사팀을 파견했다. 쓰촨 성 정부도 12개의 감사팀을 조직해 구호 물품의 배급 과정을 감독하기 시작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지진 피해 지역인 더양(德陽)에서 구호 물품이 판매돼 수천 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고 위장 단체가 홍십자회를 사칭해 구호물품을 받아 가는 등 구호품 비리가 증가하면서 중국이 ‘구호품 비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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