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티베트에 병력 증파… 긴장 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3월 18일 02시 58분



긴박했던 라싸 도심장갑차를 탄 중국 인민해방군이 16일 중국 티베트자치구 라싸 도심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티베트 분리 독립 요구 시위로 불에 탄 중국 한족의 상점(왼쪽)에서 연기가 피어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7일 기자회견에서 라싸 이외의 지역에 인민해방군이 투입됐느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사진 제공 ‘히말라야 여행동호회’
긴박했던 라싸 도심
장갑차를 탄 중국 인민해방군이 16일 중국 티베트자치구 라싸 도심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티베트 분리 독립 요구 시위로 불에 탄 중국 한족의 상점(왼쪽)에서 연기가 피어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7일 기자회견에서 라싸 이외의 지역에 인민해방군이 투입됐느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사진 제공 ‘히말라야 여행동호회’
中 정부 “13명 사망… 16개국 공관 공격받아”
망명정부 “수백명 사망… 대량학살 가능성”

중국 정부가 티베트(중국명 시짱·西藏)의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 가담자들에게 통보한 투항의 최후통첩 시한(18일 0시)이 지난 가운데 티베트자치구 라싸(拉薩)에는 중국의 치안병력 증파가 계속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오후 9시(현지 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후통첩 시한을 넘기면 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발표해 대대적인 검거 작업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후통첩 시한이 지난 후 티베트에서 대량 학살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유엔과 각국 정부가 개입해줄 것을 촉구했다.
티베트 망명의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으로 티베트인 수백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샹바핑춰(向巴平措) 시짱자치구 주석은 “폭도들의 범죄 행위로 무고한 민간인 13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류 대변인도 “라싸에 들어간 인민해방군은 치명적인 무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으며 청소만 할 뿐 현지 경찰이 맡고 있는 치안 유지 작업에는 투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또 “티베트 분리주의 세력들이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16개국에서 중국 외교 공관을 공격하고 외교관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폭력 행위의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이 같은 폭력 사태의 배후로 달라이 라마를 지목해 온 데 대해 “구체적인 근거는 적당한 시기에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유엔 건물 앞에서는 티베트인 250여 명이 중국의 무력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여 44명이 체포됐고 인도 델리에서도 1000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와 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찰스 왕세자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 리처드 기어 등 유명 인사들도 중국의 시위 진압 태도를 규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정부 “교민 10여 명 대피 노력”… 여행제한지역 지정▼

정부는 17일 중국 티베트(중국명 시짱)자치구 라싸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 폭력시위와 관련해 이날부터 티베트를 ‘여행제한지역’으로 지정하고 여행 자제를 요청했다.
외교통상부 조희용 대변인은 이날 “티베트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더는 인명피해가 없이 원만히 수습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차원에서 우리 정부가 이번 사태에 의견 표명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현 단계에서는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 교민 10여 명과 유학생 일부가 라싸에 체류 중”이라며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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