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지는 미국인들

  • 입력 2008년 3월 8일 02시 51분


집값하락 - 주가약세 ‘이중고’

가계순자산 5년만에 첫 하락

주택가격 하락과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미국인들이 가난해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은 6일 미국인들의 순가계자산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으로 57조7000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5330억 달러(3.6%)가 줄어든 것이다. 가계 순자산가치가 하락한 것은 2002년 3분기(7∼9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1년 사이에 주식 등 금융자산은 2540억 달러, 주택자산은 1764억 달러가 줄어들었다. 주택자산의 경우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같은 기간의 하락폭이 1조4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주택순자산가치(주택 시장가격에서 모기지 등 대출금액을 뺀 액수가 차지하는 비율)도 47.9%(지난해 4분기 기준)로 하락했다. 조사가 시작된 1951년 이후 최저치다.

주택순자산가치가 5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주택의 자산가치에서 소유자의 실제 지분보다 대출금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주택순자산가치가 이처럼 하락한 것은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모기지 연체율도 5.82%에 달했다. 1년 전의 4.95%에 비해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이 같은 연체율은 1985년 이후 최고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선 연체율이 20% 정도로 5가구 중 1가구꼴에 이른다.

주택대출 중 압류에 들어간 비율도 0.83%로 1년 전의 0.5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처럼 미국 주택시장 하락에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은행위원회 위원장(민주)은 6일 “연방정부가 부실대출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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