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라도 찾아간다” 밑바닥 민심 훑기

  • 입력 2008년 1월 9일 02시 57분


오바마 7… 힐러리 0 미국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8일 시작된 가운데 밤 12시에 투표를 실시하는 ‘초미니 개표지’ 딕스빌노치에서 가장 먼저 투표 결과가 발표됐다. 민주당 경선에 10명이 참가한 딕스빌노치에서는 버락 오바마 후보가 7표, 존 에드워즈 후보가 2표, 빌 리처드슨 후보가 1표를 얻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표를 얻지 못했다. 딕스빌노치=로이터 연합뉴스
오바마 7… 힐러리 0 미국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8일 시작된 가운데 밤 12시에 투표를 실시하는 ‘초미니 개표지’ 딕스빌노치에서 가장 먼저 투표 결과가 발표됐다. 민주당 경선에 10명이 참가한 딕스빌노치에서는 버락 오바마 후보가 7표, 존 에드워즈 후보가 2표, 빌 리처드슨 후보가 1표를 얻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표를 얻지 못했다. 딕스빌노치=로이터 연합뉴스
후보들, 카페-공터서 친구처럼 몸 낮춘 유세

그들의 기자회견은 매번 TV로 생중계된다. 연설 한 번 할 때마다 최소 수백 명이 모인다.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나선 주요 후보들은 세인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인구가 123만 명에 불과한 뉴햄프셔 주에선 상황이 다르다.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눠야 인사로 치는 시골 정서 때문에 후보들은 주민 10여 명이 모인 자리도 마다하지 않았고, 밑바닥 민심에 고개를 숙였다.

7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정치인의 눈물’ 논쟁을 부른 것도 조그만 카페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 자리였다. 민주당원이지만 부동층인 15명과 만난 이 자리에 그는 40분을 할애했다. “머리 손질은 누가 하느냐”는 개인적 질문까지 받아 가면서 ‘유권자에 몸 낮추기’ 구애를 늦추지 않았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도 이날 오후 5시경 맨체스터 시청 앞 공터에서 연설회를 마친 뒤 유세버스에 올랐지만 피곤한 몸을 금방 기댈 수조차 없었다. 버스가 출발했지만 그는 큰 차창 앞으로 나와 유권자들의 모습이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고 또 흔들었다.

1990년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1번, 공화당 3번을 찍었다는 매케인 후보 지지자 짐 앤더슨(건축업) 씨는 “저것 봐라. 매케인 같은 미국의 전쟁 영웅이 저렇게 (한 표를) 아쉬워한다”며 기자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1년 가까이 계속된 유세로 71세 노(老) 정객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지만 연설을 마친 직후에도 그는 여유로울 수 없었다. 수십 명이 악수를 하거나 사진을 찍겠다며 달려들었다.

두 아이를 데려온 한 중년 여성은 매케인 후보 부부에게 “존, 신디(후보의 부인). 우리 애들이 사진을 찍고 싶어 해요”라고 말했다. 워싱턴 정치권에서 익숙한 ‘의원님(Senator)’이라는 호칭으로 그를 부르는 유권자는 최소한 이날 집회에선 볼 수 없었다. 대권후보들 역시 이들에게 친구 같은 존재로 보이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빈자(貧者)의 후보’임을 강조해 온 존 에드워즈 민주당 후보는 7일 오전 6시 35분 조찬모임부터 13개의 일정을 1시간 단위로 소화하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후보의 복장도 서서히 달라지는 분위기다. 깔끔한 감색 양복을 즐겨 입으며 최고경영자(CEO) 이미지를 살려 온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도 이날 회색 스웨터 차림으로 TV 카메라에 잡혔다.

맨체스터(뉴햄프셔 주)=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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