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파이 대공습, 美 안보 흔든다”

  • 입력 2007년 11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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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산업·군사정보를 빼내려는 중국의 첩보활동이 미국의 기술보호 노력에 최대 위협이라고 미 의회가 지적했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15일 양국의 경제현안 및 안보영향을 검토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은 미국의 핵심기술 획득을 위해 공격적인 대규모 스파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의 기간통신망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 등 파괴적인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해킹 사례가 있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 “중국으로부터 첩보능력 보호 필요”

2000년 이후 5번째로 나온 이번 보고서는 중국의 첩보활동의 안보위험성을 자극적인 표현으로 경고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목표국의 기간시설망에 재앙적 피해를 줄 수 있다” “중국의 게걸스러운 욕구가… 산업 스파이 활동으로” 등.

이 보고서는 또 중국군이 올 1월 레이저를 쏴서 미국의 첩보위성의 작동을 일시 중단시킨 점, 중국이 노후한 자체 기상위성 미사일 요격실험에 성공한 점을 들어 “위기 상황에서의 미 첩보능력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번 보고서는 독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공격적 첩보활동에 문제를 제기한 직후 나왔기 때문에 서방국가와 중국 간의 갈등 양상으로 전개될 소지도 있다.

독일 정보당국은 10월 말 “중국 육군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판단되는 컴퓨터 해커들이 하루 이틀 간격으로 독일정부 전산망에 침투하고 있다”며 중국의 ‘사이버 침투’를 공개 경고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이 수개월의 노력 끝에 6월 미 군사 컴퓨터망 해킹에 성공했으며, 이 바람에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사무실의 컴퓨터가 마비됐었다”고 보도했다.

○ 미국의 기술유출 비상

‘낮은 인건비’를 찾아 중국으로 이전한 방위산업체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국방부의 첨단군사장비 생산프로젝트에 참여한 방산업체가 중국 내 공장에서 핵심부품을 만든다”며 “심각한 군사기술유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가 방산업체의 생산과정 관리업무를 강화하도록 의회가 예산을 더 배정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첨단 무기에 필요한 부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반응했다.

○ 중, “미국이 첩보활동 한 수 위”

중국 정부는 16일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자오칭궈 베이징대 교수는 “외국 정부를 상대로 한 첩보활동이라면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미국이 제3국의 첩보활동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선딩리 푸단대 교수는 “중국 내 방산업체는 중국에 기술을 일절 넘기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 방산업체 공장건설을 허용해 달라고 매달리는 것은 미국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중국기업이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장비 제공을 금지한다”는 유엔의 대북한 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군사목적과 민간산업용으로 함께 쓸 수 있는 장비를 지속적으로 북한에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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