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EO들 너무 많이 받아간다”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미국의 최고경영자(CEO)들과 회사 내 2인자의 보수 차이가 많게는 10배까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8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CEO가 챙기는 과도한 보수가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의 의뢰로 샐러리닷컴(salary.com)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S&P500 기업 CEO들의 보수는 2인자들의 보수보다 평균 2.17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수 차이가 큰 상위 기업 30여 곳에선 CEO의 보수가 2인자에 비해 4배 이상 많았다. 차이가 가장 컸던 학자금 대부업체 SLM의 경우 5월에 물러난 토머스 피츠패트릭 전 CEO의 지난해 보수가 1621만 달러(약 148억 원)로 준 매코맥 부사장이 받은 보수의 무려 10.26배에 이르렀다. 이 신문은 최근 CEO에 대한 대규모 스톡옵션 부여가 이러한 차를 심화시켰다고 해석했다.

논란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11월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CEO에게 월등히 많은 보수를 주는 것은 잘못된 현상”이라고 꼬집으면서부터. 이후 “기업의 이사회가 CEO의 힘에 눌려 균형을 잡지 못해 이런 결과가 나온다”거나 “기업의 통제 시스템이 허약해진 것”이라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캘리포니아 교원연금을 운용하는 크리스토퍼 에일먼 씨는 “CEO들이 이사진의 입을 꿰맸다”며 “이런 보수의 불균형은 투자자들에게도 좋지 않은 신호”라고 꼬집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8월 기업 300여 곳에 편지를 보내 CEO의 보수 책정을 투명하게 하라고 권고했으며 일부 기업에는 보수 차가 큰 이유가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기관투자가위원회도 최근 기업들의 이사회 기능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기업은 “실현되지 않은 스톡옵션까지 포함해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며 보수 산정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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