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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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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의 한 구절이 아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조핸스 농무장관의 사임을 알리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료에게 보낼 수 있는 최상의 찬사를 담은 ‘작별사’로 불러도 될 만큼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
“마이크는 뛰어난 각료였습니다. 고귀하고 정직한 성품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일을 해낼 줄 알았습니다.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옆에 있던 조핸스 장관은 “지난 시간은 내 인생의 진정한 기회였고 꿈의 실현이었습니다…”라고 답사를 했다.
두 사람은 실제로 그토록 살가운 사이일까. 조핸스 장관은 내년 상원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사임했다. 참모들이 난파선을 탈출하듯 줄줄이 민간 부문으로 떠나가는 상황에서 각료의 사임은 부시 대통령에겐 분명 반갑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떠나는 장관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찬사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여론의 압력에 밀려 앨버토 곤잘러스 법무장관의 사표를 수리(사실상 경질)하면서도 부시 대통령은 “그는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 왔다“고 치켜세웠다.
빌 클린턴 등 역대 대통령들도 장관을 바꿀 때면 작별의 말을 담은 정중한 성명을 발표했다. 대통령 임기 중 장관이 바뀌는 경우 자체도 미국에선 드물다. 부시 행정부 2기 출범 때 임명된 장관 중 지금까지 그만둔 사람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 곤잘러스 법무장관 등 야당과 여론에 밀려 경질된 두 사람과 1기 행정부 때부터 일하다 지난해 7월 경질된 존 스노 재무장관이 전부였다.
혼(魂)이 담긴 석별식은 아닐지라도 떠나는 장관에게 기울이는 배려를 보며 사람들은 장관직의 중요성과 책무를 다시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재직 시절 출입했던 기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다 “사실 내가 경질된다는 걸 뉴스 보고 알았어”라며 쓴웃음을 짓던 한국 전직 장관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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