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떠나고…여성시대 막 올리고…인도의 두 리더

  • 입력 2007년 7월 21일 03시 02분


칼람 현 “올때처럼 옷가방 2개 들고” 국민들 감동

“왔을 때처럼 작은 옷가방 두 개 들고 나갈 겁니다.”

압둘 칼람(76·사진) 인도 대통령의 소박한 ‘퇴임의 변’이 10억 인도 국민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칼람 대통령은 핵무기 전문가 출신으로 2002년 인도 제12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채식주의자로 평생 독신으로 청렴하게 살아와 국민의 존경을 받아 왔다.

19일자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칼람 대통령은 18일 인도이슬람센터 강연에서 ‘함부로 선물을 받으면 판단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힌두교 법전을 인용하며 “어제 한 유명인사가 펜 두 개를 선물했지만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궁에 들어올 때) 내가 가진 것은 작은 옷가방 두 개뿐이었다. (나갈 때도) 그 가방들을 가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중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가 가지고 나갈 짐이 실제로 옷가방 두 개에 그치지는 않을 듯하다. 과학자면서 문학 역사 등 여러 분야에 박학다식한 그답게 대통령궁 안에는 퇴임할 때 가지고 나갈 그의 책이 가득하다고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전했다.

인도에서 대통령은 실권이 없는 의전상 국가원수다. 그러나 칼람 대통령은 정보기술(IT) 산업의 토대를 마련했고 인도의 현대화와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다. 그는 18일 강연에서 “인도가 2020년까지 선진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2월 인도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인도 첫 여성대통령…부통령 누르고 오늘 당선 확실

인도에서는 13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투표가 19일 끝났다. 외신은 집권 여당인 국민회의의 프라티바 파틸(72·사진) 후보가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유력하다고 20일 전망했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29개 주와 6개 직할시에서 투표함을 수거했으며 21일 이를 개표해 당선자를 확정한다.

현지에서는 집권연정 후보인 파틸 후보가 야권연합인 전국민주연합(NDA) 측 후보인 바이론 싱 셰카와트 부통령을 무난히 누르고 당선할 것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라고 외신은 전했다.

연방의회 상하원 의원과 지방의회 의원 등 총 4890명의 선거인단이 행사하는 투표권은 모두 109만8000여 표다.

이 가운데 집권연정과 일부 파틸 후보 지지를 표명한 야권 정당들의 표를 합하면 대략 63만 표로 반수를 훌쩍 넘는다.

선거인단의 표는 상하원 의원 776명은 1인당 708표, 나머지 지방의원은 선거구 인구비례에 따라 7표에서 208표씩 행사한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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