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안전 위협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

  • 입력 2007년 7월 9일 02시 58분


코멘트
‘메이드 인 차이나’의 공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시기하는 목소리가 아니다. 독성물질이 포함된 식료품과 의료품, 생활용품 등 중국산 불량품의 위험성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세계인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16일자)에서 “중국산 불량품이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성장에 대한 의문까지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

▽‘중국 제품=위험’ 경계 확산=중국산 식품의 유해 논란은 올해 3월 이후 급격히 거세지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항생제와 불법 화학물질이 검출된 중국산 양식 수산물의 수입을 지난달 28일부터 통제하고 있다. 5월에는 자동차 부동액 등에 쓰이는 화학물질인 ‘디에틸렌 글리콜(DEG)’이 중국산 치약에서 발견됐다. 미국에서 리콜 조치를 받은 중국산 제품은 장난감, 타이어, 식품 등 여러 종류다.

미국 유타 주의 건강식품 회사 ‘푸드 포 인터내셔널’은 소비자의 불안을 덜기 위해 자사 제품에 중국산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리는 ‘차이나-프리(China-free)’ 라벨을 부착할 계획이라고 7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같은 ‘중국 제품 안전 경보’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는 형국이다.

유럽연합(EU) 식품안전청(EFSA)은 2일 미 FDA와 유해식품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은 지난달 말 중국산 치약 수백만 개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고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등도 중국산 식품의 수입검사 기준을 강화했다.

홍콩의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파크앤드숍도 최근 신선한 중국산 채소에만 컴퓨터 바코드를 부착한다는 광고를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 제품이 세계 전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것. 지난해 중국은 9691억 달러(약 891조 원)어치의 상품을 수출했다. 이처럼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지구촌 구석구석 퍼져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경우 파급효과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 통제력 상실, 위험 부추겨=중국 내수품의 실태는 훨씬 심각하다. 패스트푸드를 먹은 6세 남자 아이 얼굴에 수염이 나고 7세 여자 아이는 비정상적으로 가슴이 커지는 일도 발생했다. 가짜 항생제와 불량 이유식에 의한 사망 사고가 잇따르는 등 거의 모든 제품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중국 정부도 불량식품 제조업체를 폐쇄하는 등 자국산 제품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 1980년대 지방정부에 권한을 대폭 이양했고 자본주의화 과정에서 수백만 개의 민간기업이 생기면서 정부의 기업에 대한 통제가 무력화됐다고 뉴욕타임스는 8일 분석했다.

관련 기관마다 안전기준이 달라 체계적인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제품의 문제를 고발한 내부고발자에게 테러를 가하는 등 문제를 감추기에만 급급해한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뉴스위크는 “중국 당국이 ‘메이드 인 차이나’의 이미지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수출 드라이브의 중국 경제 전략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혁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