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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6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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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가 석유법을 개정해 외국기업의 유전 탐사 및 개발을 허용할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은 재빨리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을 초청해 양국의 에너지 협력사업을 논의하며 적극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이라크전쟁에 5000억 달러나 쏟아 부은 미국은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남이 챙기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라크 재건 원조 추가 제공=신화통신은 탈라바니 대통령이 20일 밤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일주일 예정의 중국 방문을 시작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나 전쟁 이후 이라크 재건과 에너지 협력 등 양국 관심사항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19일 “이번 방문은 1958년 중국이 이라크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 이라크 원수로서는 49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탈라바니 대통령의 방문 기간에 이라크 채무 전액을 탕감하고 이라크 재건을 위한 원조를 추가로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 이라크대사관의 사하드 파타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채무 탕감과 추가 원조 제공을 문서로 약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라크의 대중(對中) 채무는 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 시절 약속한 원유 개발도 재개=이라크는 석유법을 개정해 다국적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유전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이라크는 이를 통해 앞으로 1년 안에 80개의 새 유전을 개발해 현재 199만9000배럴 수준인 일일생산량을 2015년까지 650만 배럴이 늘어난 850만 배럴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라크는 석유매장량이 1150억 배럴로 세계 3위를 자랑하지만 석유생산량은 이라크전쟁 전 9억4000만여 배럴에서 전쟁 직후인 2003년 4억8000만여 배럴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7억2000만여 배럴로 높아졌으나 전쟁 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새 유전 개발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사담 후세인 대통령 시절 체결됐다가 2003년 3월 이라크전쟁 발발로 동결된 12억 달러 규모의 원유개발사업도 재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양국은 이미 태스크포스를 가동 중이라고 둥팡(東方)조보가 이날 보도했다.
상하이(上海)외국어대 중동연구소 소장 주웨이례(朱威烈) 교수는 양국의 에너지 협력이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라며 “중국은 이라크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이라크 재건에도 적극적으로 공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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