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역사인가]일본, 개헌에 흔들리는 ‘전후’

  • 입력 2007년 6월 8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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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레짐으로부터의 탈각”을 내걸고, 미군 점령 하에서 만든 헌법은 바꿔야 한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수상 아래, 일본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자민당은 개헌 초안 전문에서 전쟁의 반성을 지웠다. 이것은 헌법9조를 바꾸어 군대 보유를 명기하고, 지금까지의 전후 입장과는 분명히 선을 그음으로써, 역사 문제는 이미 끝났다는 선언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세대 교체가 진행되어, 전쟁의 기억은 희미해져 간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중국과 한국의 맹반발을 불러 왔지만, 국내에서는 일정한 지지마저 모으게 되었다. 민주당 내에도 지지하는 세력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달 수상을 지지하는 자민당의원 43명이 “가치관 외교를 추진하는 의원회”를 만들었다. “자유•민주•인권•법의 지배”를 내걸고, 그러한 가치관에 맞지 않는 나라로서 중국을 지명했다. 한편, ‘기본 이념과 정치 철학’에서 양보할 수 없는 문제로, 야스쿠니 참배도 예를 들어 동지로서의 결속을 굳힌다고 말했다. 멤버로는 역사 교과서 문제 등에서 아베 씨와 보조를 같이한 의원들도 많다.

하지만, 현 정권의 위험한 자세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마찰에서도 엿 볼 수 있다. 강제성을 “광의인가 협의인가”로 나눈 당초 수상의 견해에 대해, 구미에서도 미디어를 중심으로 강한 비판이 일어났다. 그 대부분이 유태인 학살을 예로 든 바와 같이, 비판의 진정한 의미는 “그 시대의 정치 지도자가 부(負)의 역사를 어떻게 보려 하는가”라는 세계 공통의 과제이다.

역사 문제는 한 나라가 일방적으로 끝내려 하여도,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지는 않는다.

(후쿠다 히로키 福田宏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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