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세골렌 루아얄 결선투표 진출

  • 입력 2007년 4월 23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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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실시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우파의 니콜라 사르코지(52) UMP(대중운동연합) 후보와 좌파의 세골렌 루아얄(53) 사회당 후보가 각각 1, 2위로 5월 6일에 치러지는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사르코지 후보는 31.11%, 루아얄 후보는 25.84%를 득표했다.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는 18.5%, 극우파 장마리 르펜 후보는 10.5% 득표에 그쳤다. 투표율은 84.6% 2002년 대선의 71.6%보다 13%나 높아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제 남은 것은 좌파와 우파의 단판 승부다. 자크 시라크 후보와 리오넬 조스팽 후보가 맞붙은 1995년 선거 이후 12년만의 좌우 대결이다. 투표 직전 일간 르몽드가 "사르코지와 루아얄 후보가 결선에 진출해 프랑스를 양분하는 두 이념과 비전을 놓고 맞붙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

결선 결과는 좌파와 우파의 결집력에 좌우될 전망이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좌파 계열 후보 5명은 곧바로 "결선 투표에서 사르코지를 떨어뜨리기 위해 루아얄을 지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5명이 얻은 표는 10% 정도에 그쳐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사르코지 후보는 르펜 후보에 투표한 유권자들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르코지 후보가 강경한 이민자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는 만큼 그의 기대가 순조롭게 충족될 것으로 예상한다.

바이루 후보를 찍은 18.5%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중도파 후보답게 지지층도 중도와 중도좌파, 중도우파에 걸쳐 있어 어느 한쪽으로 몰표가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 바이루 후보는 1차 투표에서 탈락했지만 6월 총선을 앞두고 UDF(프랑스민주동맹)의 의석수를 늘이기 위한 전략을 짜야할 시점이어서 어떤 쪽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투표 전부터 사회당 일부에선 이미 바이루와의 연대를 주장해온 한편 UMP도 'UDF와 우파로서 정치적 유산을 공유한다'며 구애 작전에 들어갔다.

이처럼 복잡다단한 변수가 교차하는 가운데 1차 투표 직후 공개된 여론조사에선 사르코지 후보가 52∼54%의 지지율로 46∼48%의 지지율을 보인 루아얄 후보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1차 투표 이전 여론조사에서도 줄곧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두 후보의 공약은 이념 차이답게 여러 가지 점에서 대조를 이룬다. 특히 경제 정책에서 차이가 크다. 사르코지 후보는 노동 시장 유연화, 감세, 주 35시간 근로제 개편 및 근로시간 연장 등 자유시장 경제 체제 적극 도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루아얄 후보는 최저 임금 인상, 저소득층 은퇴자의 연금 수령액 인상, 주 35시간 근로제 유지 등 사회복지 확대를 주장한다.

결선 투표는 프랑스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 하느냐를 놓고도 각별한 관심을 모은다. 누가 최종 승자가 되든 세계 2차 대전 전후 세대가 대권을 쥐게 돼 프랑스 정치권은 급속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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