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윌리엄 왕자가 여자친구와 헤어진 까닭은?

  • 입력 2007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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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윌리엄 왕자(왼쪽)와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 사진 출처 더 타임스
영국 윌리엄 왕자(왼쪽)와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 사진 출처 더 타임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24) 왕자가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25)과 헤어진 까닭은?

14일 이들의 결별 소식이 알려진 뒤 영국 언론은 “왕실의 ‘완벽한 배우자’ 찾기 집착이 두 사람의 헤어짐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더 타임스는 특히 “윌리엄 왕자가 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조부모인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가 모여 회의를 한 뒤 헤어지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16일 보도했다.

21세기 선진국가에서 이런 회의가 열린다는 것부터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1772년에 제정된 ‘왕실결혼법’에 따르면 이 회의는 법적으로 보장된 절차이자 전통이다.

이 법은 조지 3세의 형제인 글로체스터 공작 윌리엄과 컴벌랜드 공작 헨리의 문란한 사생활로 왕실이 발칵 뒤집힌 이후 제정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당시 유부녀와 부정행위를 저질렀던 윌리엄은 또 다른 여인 앤 휴튼과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신부도, 장인마저도 행실이 좋지 않다는 평이 돌던 터라 왕실과 교회에서 좋게 볼 리 없었다.

헨리도 이혼녀인 마리아 월더그레이브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녀가 임신한 뒤 이 사실을 왕에게 실토하면서 파문이 불거졌다. 왕실 계승자가 이혼녀와 결혼한다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긴 이들이 서둘러 왕실결혼법을 제정했다.

찰스 왕세자가 커밀라 파커 볼스와의 결혼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도 이혼녀에 부정적인 성공회의 시각과 왕실결혼법이라는 제약 탓이 컸다.

에드워드 7세도 왕실결혼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의 모친은 에드워드 7세의 내연의 처인 여배우 넬리 클리프턴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을 끝까지 용납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의 여성 편력은 지속됐다. 그의 마지막 정부였던 앨리스 케펠이 카밀라 파커 볼스의 외증조모다.

‘왕위 대신에 사랑을 선택한 인물’로 널리 알려진 윈저(에드워드 8세) 공은 두 번의 결혼 경력이 있는 미국인 이혼녀 월리스 심프슨과 1936년에 결혼했고 이 때문에 왕위를 내놓았다. 윈저 공은 심프슨과의 결혼 이전에도 유부녀와의 염문이 끊이지 않았다.

성공회의 명목상 수장인 ‘영국 왕 후보자’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왕실결혼법이 제정된 지 235년이 흘렀지만 그 위력은 여전하다. 윌리엄 왕자 역시 이 법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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