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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31일 0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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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의 회복세가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세를 이끈다.”
한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유럽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국가) 경제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자체로는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지난 5년간 평균 1%대 성장에 그친 것에 비하면 경제가 눈에 띄게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로존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2∼2.5%로 전망했다. 더 나아가 OECD는 “유럽 경제의 회복으로 세계 경제가 균형을 되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주춤거리고 있지만 유럽 경제가 회복세를 보여 상쇄한다는 얘기다.
유럽의 회복세를 이끄는 요인에 대해 OECD 경제국의 앤드루 딘 부국장의 진단을 소개한다.
―‘세계 경제가 균형을 되찾고 있다(rebalancing)’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월등히 빠르던 시절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지난 수년간 평균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해 오던 유럽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유로존의 성장률은 2001∼2005년 1∼1.2%였다. 마침내 회복을 개시했다. 일본도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 2%를 웃도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유럽 경제 회복의 주요 요인은 무엇인가.
“수출은 괜찮았으나 내수가 살아나지 않은 게 그동안의 문제였다. 하지만 이제 바닥을 쳤다고 본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실질소득이 오를 것이고 거기에 따라 내수도 회복될 것이다.”
―유럽 대부분 국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높은 실업률이 해소될 조짐이 있는가.
“높은 실업률 때문에 개인소비가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높은 실업률은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구매력을 떨어뜨린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특히 높은 실업률로 그동안 고생했다. 하지만 실업률은 분명히 하락 추세다. 유로존의 평균 실업률은 2004년 9%까지 올랐지만 지난해는 8% 아래로 떨어졌고, 2008년에는 7%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3대 경제 대국에 대한 전망은….
“영국은 꾸준한 성장세와 낮은 실업률로 여전히 안정적이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나라가 독일이었지만 독일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는 분명하게 나오고 있다. 독일의 지난해 성장률은 2.5%까지 증가했다. 프랑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독일에 비해 나았지만 조금 주춤거리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한때 ‘유럽의 병자’라고까지 불리던 유럽의 최고 경제 대국 독일의 회복세다.
“독일은 향후 몇 년간 2%대의 성장률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독일의 회복세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활력이 있고 흔들림이 없다. 수출은 여전히 독일 경제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독일의 수출은 10%가량 증가했다. 한 가지 변수를 꼽자면 지난해 단행한 부가가치세 인상인데 중장기적으로 회복세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
“유럽 경제의 활기를 보려면 중소 국가들을 볼 필요가 있다. 핀란드, 그리스, 네덜란드, 스페인 등 이탈리아를 제외한 유로존의 중소 국가들은 대부분 지난해 3∼5%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그 추세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같은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5%대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유럽 경제의 회복세를 가로막는 불안한 요소는 없는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자율이 오르고, 유로화 강세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강세가 심해져 현재의 환율 불균형이 지속되는 것은 좋지 않다.”
―올해 세계 경제를 전반적으로 전망한다면….
“OECD 회원국의 성장률은 올해 2.5∼3%로 예상되며 2008년에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며 실업률은 차츰 낮아질 것이다. 이는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의 강한 성장세가 변함없다는 전제에 기반을 둔 전망이다. 물론 금융 시장의 변동이나 에너지 가격의 급변 같은 충격은 언제든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향후 2년간은 그런 충격이 예상되지 않을 정도로 평온한 상태인 것으로 판단된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앤드루 딘 부국장은
△1968∼73년 옥스퍼드대, 브리스톨대 경제학 전공
△1973∼79년 영국 국립 경제사회연구소 이코노미스트
△1979∼98년 OECD 경제분석팀, 경제정책위원회, 경제국 주요
보직 거침
△1998년∼ OECD 경제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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