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사 “강의법 배우자” 학원 수강

  • 입력 2007년 3월 19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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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공교육이 사교육에 한수 가르침을 청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유명 입시학원인 와세다 아카데미의 도쿄(東京) 신주쿠(新宿)구 교실에서 이달 들어 전례 없던 강의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20여명에 이르는 '학생'은 초중고교 재학생이나 대입 재수생이 아닌 사립 중고일관교(중학교와 고교 6년 과정 통합)의 현역 교사들.

이들은 학원에서 학생에게 말을 거는 법에서부터 눈을 맞추거나, 심지어 교실에 들어가는 방법, 출석을 부르거나, 효과적으로 칭찬하는 법, 칭찬할 때의 어조, 칠판 앞에 섰을 때 몸과 시선이 향하는 곳 등 '강의 노하우'를 시시콜콜한 대목까지 배운다.

1회당 3시간씩 총 30시간으로 짜여진 이 수업의 수강료는 3만5000엔(약 28만 원). 적지 않은 금액이다.

와세다 아카데미가 자사의 신입강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과정을 현역 교사 상대 비즈니스로 확대하게 된 것은 2년 전부터. 2005년 도쿄 미나토(港)구, 지난해 도쿄 아다치(足立)구 공립 중학교들의 요청으로 영어 등 주요 과목 보충수업을 진행할 때 와세다 아카데미 소속 강사들의 수업을 지켜본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강의 노하우'를 가르쳐달라는 요청이 쇄도한 것.

와세다 아카데미에서 연수를 받은 한 중학교 교장은 "학교는 입시학원과 다르다고 하지만 칭찬법이나 발성법은 참고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학력향상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공·사립 중고교들이 학원에 보충수업을 '아웃소싱'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와세다 아카데미 외에도 요요기세미나, 에코, 에스사이언스 등 유명 입시학원치고 보충수업 위탁사업을 하지 않는 곳이 드물 정도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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