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유럽 ‘메가톤급 폭풍’ 28명 숨져

  • 입력 2007년 1월 19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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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북서유럽에 폭풍이 몰아쳐 최소 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 히드로 공항을 비롯해 유럽 주요 공항에선 항공편 취소가 잇따랐으며 독일에선 열차 운행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시릴(Cyril)'로 이름 붙여진 이날 폭풍은 체코에서 최고 시속 184km까지 기록한 '태풍급' 이었다. 영국에선 17년 만에 가장 센 폭풍으로 기록됐다. 인명 피해는 대부분 바람에 쓰러진 나무나 강풍에 뜯긴 건물 파편 때문에 발생했다. 영국에선 돌풍에 부러진 나무가 차를 덮쳐 운전자 5명이 사망했다. 런던에선 2살짜리 어린이가 무너진 벽에 깔려 숨졌다.

네덜란드에서도 뿌리째 뽑힌 나무가 승용차를 덮쳐 2명이 사망했고 강풍에 중심을 잃은11세 소년이 자동차에 부딪혀 목숨을 잃었다. 암스테르담에선 자전거를 타던 시민이 바람에 날려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영국 해협에선 화물선 1척이 난파하는 바람에 선원 26명을 구조하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의 헬기 4대가 동원된 구조 작전이 펼쳐졌다.

폭풍우로 인한 사망자수는 19일 오전 현재 영국에서 10명, 독일 7명, 네덜란드 4명, 체코 3명, 프랑스 2명, 폴란드 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재산 피해도 컸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은 지붕이 바람에 뜯겨져 나갔다. 이 와중에 천장에서 유리 파편이 떨어지는 바람에 역의 일부 구역이 폐쇄됐다. 베를린 중앙역도 수 톤 무게의 강철 지지대가 쓰러져 행인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오스트리아 북부지역에선 2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네덜란드에선 건축용 크레인이 대학 건물을 덮쳐 건물이 크게 부서지고 부상자가 나왔다. 암스테르담 운하는 바람에 날려 온 쓰레기통, 자전거, 우산으로 가득했다.

폭풍의 여파로 항공 및 육상 해상교통도 마비됐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항공편 280편이 취소된 것을 비롯해 프랑크푸르트, 뮌헨, 암스테르담, 빈 등 주요 공항에서 취소와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선 열차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도 취소됐고 영국과 프랑스, 벨기에를 잇는 초고속열차 유로스타 운행도 잠시 중단됐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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