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다처 생활, 여성이 더 지지” 美 4만여명 합법화 요구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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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 4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중혼(重婚)가정들이 일부다처제 합법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유타 주에 사는 발레리 씨는 최근 TV에 출연해 2명의 다른 여성과 함께 남편을 공유하는 생활에 대해 털어놓았다. 부부관계에 대한 질문에 “간단하다. 돌아가면서 한다”고 대답한 발레리 씨는 “누구의 통제도 전혀 받지 않는 평범한 생활”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총 21명이나 돼 부엌을 개조하는 게 큰 공사였지만 그 밖엔 다를 게 없다. 아이들은 공립학교에 다니며 축구클럽과 음악학원에 데려다주는 게 내 일과다.”

워싱턴포스트와 AP는 중혼주의자들이 동성애 단체들의 전략을 차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회 개최, 인터뷰, TV 쇼 참석 등에 적극 응하되 종교적 신념을 펴기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 권리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 7일 중간선거 때는 주 의회 출마자들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유권자로서 압력도 행사하고 있다.

중혼은 중범죄로 규정돼 있지만 마크 셔틀레프 유타 주 법무장관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부다처주의자를 다 추방하거나 가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18세 미만 여성을 아내로 맞이하는 등 미성년자 인권 침해에만 초점을 맞춰 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타 주 교외에서 50여 중혼가정과 공동체를 이뤄 살고 있는 보니 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물론 다른 부인들과도 유대감을 느끼며 사이도 좋다”고 말했다. 얌전한 타입의 남편 내트 씨는 “여자들이 이 생활을 더 지지하고 있고 남자들은 수줍어하며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대로 하려면 많은 책임감이 수반되는 생활”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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