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시리아계 레바논 장관 피살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2시 56분


레바논의 반(反)시리아 성향 장관이 21일 수도 베이루트 근교에서 암살당해 레바논 정국이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피에르 게마옐 산업부 장관은 21일 그의 지역구이며 기독교인 밀집지역인 베이루트 북부의 즈데이데 지역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다 총격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자동차 한 대가 게마옐 장관이 타고 있던 자동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뒤 괴한이 튀어나와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게마옐 장관은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AP통신은 게마옐 장관의 피살로 인해 레바논의 정치적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바논의 친(親)시리아 시아파 무슬림 정당인 헤즈볼라는 9명의 장관직을 요구하며 6명의 장관이 내각에서 탈퇴해 현 정부를 붕괴시키겠다고 위협해왔다.

아민 게마옐 전 대통령의 아들이기도 한 그는 기독교 정당 팔랑헤의 떠오르는 스타로 반 시리아 의회 연합의 적극적인 지지자였다. 그는 최근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의 용의자들을 단죄하기 위한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에도 찬성표를 던졌다.

게마옐 장관은 지난 2년 동안 암살당한 세 번째 레바논 정치인이 됐다. 지난해 2월과 12월엔 하리리 전 총리와 리브란 투에니 의원이 각각 차량폭탄 테러로 희생당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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