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기후 급변화…최후엔 사막화 공포

  • 입력 2006년 10월 2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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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지붕', '제3극(極)'으로 불리는 티베트에 기후 온난화현상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사막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10년마다 온도가 섭씨 0.28도씩 오르고 강수량은 11㎜씩 늘어난다. 티베트 전체 면적의 7.8%를 차지하는 만년설은 100년 이내 절반 이상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학자들은 오래지 않아 티베트가 불모의 사막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습기 많아지고, 따뜻해지고=티베트의 평균 고도는 해발 4200m. 122.84㎢의 지표면적 가운데 9만6000㎢는 만년설로 덮여 있다. 남극, 북극에 이어 '제3극'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티베트가 최근 급속도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강수량도 늘고 있다고 중국신문 연합사이트인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이 25일 보도했다.

티베트 기온은 1960년부터 10년마다 0.28도씩 오르고 있다. 라싸(拉薩)는 1960년대 평균 7.1도, 90년대 평균 8.3도로 30년 동안 1.2도가 올랐다. 10년마다 0.2도씩 오르는 세계 평균치보다 2배 빠른 속도다. 최근엔 상승 폭이 더욱 가파르다.

평균 400~700㎜인 티베트 지역의 강수량 역시 급속히 늘고 있다. 1961년부터 2000년까지 40년 동안 평균 강수량은 44㎜ 늘었다. 2000년 이후 5년간에는 더욱 급속히 늘어나 2000년 이전 40년 평균치보다 86㎜ 많다.

▽빙하는 급속히 사라져=칭장(靑藏)고원의 빙하규모는 4.7만㎢로 티베트를 포함한 전체 고원 면적 250만㎢의 1.88%이다. 1961년부터 2000년까지 40년간 빙하는 7% 줄어들었다. 1851년부터 1960년까지 110년간 5%가 줄어든 것에 비해 4배가 빠른 속도다.

중국과학원 칭장(靑藏)고원연구소 야오탄둥(姚檀棟) 소장은 "이제 매년 티베트에서 빙하가 녹아내린 수량은 황허(黃河)가 매년 바다로 쏟아내는 분량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티베트의 빙하가 이처럼 계속 줄면 2100년쯤엔 절반 이상이 사라질 전망이다.

▽최후엔 사막화 공포=티베트 기후가 급변하는 이유는 바로 지구의 온난화다. 지구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에 함유된 수분이 늘면서 강수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이처럼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이 늘면서 메말랐던 초원에 풀이 새로 돋아나는 등 현재까지는 손해보다 이득이 많다는 게 기상학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기상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빙산이 다 녹고 온도가 더 오르면 결국 황량한 사막으로 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는 이런 기후의 변화 추세를 바꿀 수 없다는 것. 중국 정부와 기상학자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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