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자활에 바친 30년 가난한 이웃들의 성자

  • 입력 2006년 10월 14일 02시 56분


13일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 빈곤 퇴치 운동가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와 그가 설립한 그라민은행의 로고. 그라민은행은 ‘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이라고 부를 수 있는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처음 실시한 은행이다.
13일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 빈곤 퇴치 운동가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와 그가 설립한 그라민은행의 로고. 그라민은행은 ‘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이라고 부를 수 있는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처음 실시한 은행이다.
방글라데시 빈곤 퇴치 운동가 무하마드 유누스(66) 그라민은행 총재와 그라민은행이 올해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3일 마이크로 크레디트라는 ‘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을 통해 빈민에게 자활의 길을 열어 준 유누스 총재와 그가 설립한 그라민은행의 업적을 높이 평가해 노벨 평화상을 수여했다.

노벨위원회는 “유누스 총재와 그라민은행은 문화의 다양성을 떠나 극빈층도 자신의 발전을 이뤄 낼 수 있음을 보여 줬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소득이 적고 신용이 낮아 제도 금융권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사람에게 저렴한 이자로 대출해 주는 제도. 세계 52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부스러기사랑나눔회가 운영하는 ‘신나는 조합’이 그라민은행에서 교육을 받아 2000년부터 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유누스 총재는 수상 소식을 접한 뒤 노르웨이 국립 NRK TV에 나와 “나를 지원해 온 사람들과 이 환상적인 소식을 같이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그는 방글라데시 치타공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76년 단돈 27달러로 그라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983년 그가 설립한 그라민은행은 방글라데시 전역에 2185개 지점을 둘 정도로 성장했다.

이 은행은 1983년, 1991년, 199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흑자를 기록했고 1995년 이후 대출자들의 저축과 이자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누스 총재는 빈민구제의 공을 인정받아 1984년 막사이사이상, 1994년 세계식량상, 1998년 시드니평화상을 수상했다. 2004년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이 선정한 ‘지난 25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25명의 경제인’ 중 한 명으로 뽑혔다.

올해 노벨 평화상 시상식은 12월 4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며 수상자는 1000만 크로나(약 13억 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지난달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 18일 방한

한편 유누스 총재는 지난달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제

8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18일 시상식 참석차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19일 오후 5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한 뒤 21일 방글라데시 다카로 돌아간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 관계자는 그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이 전

해진 13일 저녁 “전 세계에서 유누스 총재의 연락처와 일정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국경 없는 의사회(1996년)와 코피아난 유엔 사무총장(1998년)에게도 노벨 평화상 수상에 3년 앞서 상을 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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