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학생,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학생회장 선출

  • 입력 2006년 10월 8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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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출신의 한국 유학생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 학생회장으로 선출됐다.

경북 포항의 한동대에서 학생회장을 지낸 최유강씨(31·공공정책 석사과정)는 5일 열린 결선투표에서 426표를 얻어 288표를 얻은 칠레계 미국인 호세 에드워즈 후보를 누르고 케네디스쿨 학생회장에 당선됐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은 미국 행정대학원 순위에서 항상 1,2위에 오르는 명문 대학원으로, 미국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모이지만 학생 중 대다수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최씨처럼 외국에서 교육받은 학생이 학생회장에 당선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한국 학생들은 전체 950명 중 3%에 못 미치는 30명 정도.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최씨는 치매노인 수발로 생계를 꾸리는 어머니 아래서 어렵게 자랐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7년여 동안 가정교사를 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고, 유학에 필요한 돈도 후원자들의 도움을 얻어 어렵게 마련했다.

최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영어수업과 리더십 강조 등 국제화된 한동대의 환경이 많이 도움이 됐다"며 "학생회장 선거에서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보다 리더십이 훨씬 중요하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최 씨는 △기존의 미국 중심 커리큘럼의 국제화 △케네디스쿨의 전 세계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한 취업기회 확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비슷한 '하버드 가번먼트 리뷰' 발간 △학교 내 복사비 인하 추진이라는 구체적인 공약을 내세운 것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한동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그는 "앞으로 국제법을 좀 더 공부한 뒤 한국 정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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