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동 性노예’ 수입국이라니

  • 입력 2006년 9월 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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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구소련 및 동유럽 국가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아시아 국가의 미성년자들이 성매매 등의 목적으로 여러 나라로 팔려가고 있으며 이들의 주요 행선지 가운데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고 미국 노동부가 7일 밝혔다.

미 노동부는 이날 5개 대륙 137개국을 대상으로 아동 노동실태를 조사한 684쪽 분량의 방대한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각국의 아동 노동실태를 차례로 다루고 있다. 한국이 관련된 것으로 적시된 나라는 루마니아 키르기스스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이다.

이 보고서는 루마니아의 아동 노동실태를 분석하면서 루마니아가 여성과 여자 아이들의 인신매매 발생지이자 기착지가 되고 있으며, 몰도바 우크라이나 등에서 온 성인 여성과 어린 소녀들이 루마니아에 도착한 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등으로 팔려가 성적 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키르기스스탄의 여자 아이들도 아랍에미리트 터키 한국 등으로 성매매를 위해 팔려가고 있으며 이 때문에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한국의 사법당국과도 접촉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아동들이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대만 싱가포르 한국 호주 등으로, 스리랑카 아동들은 중동 싱가포르 홍콩 한국 등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들은 이들 나라에서 성적 착취를 포함한 여러 가지 형태의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한국이 아동 성매매 및 노동 착취의 목적지로 거론된 이 보고서와 관련해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보고서가 나온 경위 등의 진상파악에 착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국인이 성매매를 위해 입국하는 사례가 있지만 아동들이 성노예로 국내에 들어온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른 것 같다”며 “국내 관계부처에 일차적으로 파악해 본 결과 그런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 노동부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으로 확인되면 미국 측에 시정요구를 하는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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