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터넷 친구맺기’ 세대 격돌

  • 입력 2006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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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같은 인맥구축 사이트가 어린 학생들에게 독(毒)이라고?’

미국판 싸이월드인 ‘마이스페이스’의 10대 사용자들이 ‘당신의 공간을 구하라(Save Your Space)’라는 구호로 1만 명의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미국의 학교와 도서관에서 마이스페이스 같은 인맥구축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도록 한 DOPA(Deleting Online Predators Act)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한 것이다.

미국 하원은 지난달 27일 DOPA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르면 이번 주 상원을 통과할 예정이다. 접속 차단 대상에는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프렌스터 같은 주요 인맥구축 사이트가 모두 포함된다.

이런 법이 생긴 것은 인맥구축 사이트에서 성(性)적 콘텐츠를 이용해 10대 청소년을 유혹하는 사업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미성년자 2400만 명 중 20%가량은 성적인 접근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들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성 콘텐츠 사업자만 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법안을 당장 적용할 경우 300여 개의 인맥구축 사이트가 차단된다. 미국 13∼17세 청소년의 절반 이상은 적어도 한 곳의 사이트에 접속을 못하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토론방에는 “의원들은 신세대의 인맥구축 사이트가 뭔지도 제대로 모른다”, “온라인상 정보 교류와 친교의 즐거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식한 정치인들”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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