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만에 공자 족보에 여성도 오른다

  • 입력 2006년 7월 23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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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여년 만에 처음으로 공자(孔子·기원전 551~기원전 479년) 가문의 족보에 여성의 이름이 오를 전망이다.

신화(新華)통신은 '덕(德)'자를 돌림자로 쓰는 공자의 77대 적손들이 최근 회의를 열어 편찬 작업이 진행 중인 족보에 여성의 이름도 등재키로 했다고 22일 보도했다.

통신은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 어렵다(惟女子與小人爲難養也)'며 여성을 경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온 공자는 '이런 사태'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유교연합회 류스판(劉示范) 이사장은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강한 중국에서 족보에 여성의 이름을 올리는 것은 시대적인 큰 진보로 특히 전통을 강력하게 고수해 온 공씨 계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남성 후손만을 족보에 올려온 공자족보 수정 공작협회는 앞으로는 여성 후손의 이름도 남성과 같은 글자 크기로 올리고 배우자의 이름을 병기할 방침이다.

공자의 족보에 새로 이름을 등재하겠다고 신청한 여성은 20만 명 정도로 전체의 20%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 여성은 대부분 도시 거주자로 농촌은 별로 없다고 협회는 밝혔다.

공자의 후손은 전 세계에 300만 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중 약 250~260만 명이 중국과 대만에 있고, 나머지는 한국 8만 명, 미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순이다.

공자 족보 수정 편찬은 1930~1937년에 이어 이번이 5번째로 1996년에 시작됐으며 2009년 수정판이 발간될 예정이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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