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어 버려! 짐바브웨 대통령 야당지지 빈민촌 철거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03분


사라진 마을국제사면위원회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짐바브웨 하라레 인근 포르타팜 마을의 위성사진. 2002년 6월 사진(왼쪽)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집이 2006년 4월 사진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사진 출처=국제사면위원회
사라진 마을
국제사면위원회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짐바브웨 하라레 인근 포르타팜 마을의 위성사진. 2002년 6월 사진(왼쪽)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집이 2006년 4월 사진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사진 출처=국제사면위원회
국제사면위원회는 지난해 여름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강제 철거하라고 지시한 무허가 빈민촌의 위성사진을 지난달 31일 공개했다.

2002년 6월과 올해 4월에 각각 촬영된 사진을 통해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20km 떨어진 포르타팜이란 마을이 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국왕의 방문을 준비한다는 구실로 이뤄진 포르타팜의 철거로 약 1만 명의 주민이 거처를 잃었다.

짐바브웨에서는 대규모 빈민촌 철거로 지난해 70여만 명이 거리로 나앉았는데 이는 야당 근거지를 없애려는 조치의 하나로 알려졌다.

26년째 집권 중인 무가베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심장발작으로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후계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는 대통령의 입원 사실을 부인했지만 때맞춰 ‘무람바츠비나’라고 불리는 빈민촌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정부가 백인에게서 빼앗아 보유하고 있는 토지에 무허가로 지어진 집을 철거하는 것이지만 이런 도시 빈민촌은 대개 야당의 근거지였다.

무가베 대통령은 후계 작업에 앞서 정부가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농촌 지역으로 도시 빈민을 내쫓기 위해 빈민촌 철거에 나섰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한편 지난해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영화 ‘인터프리터’에 등장한 이름 없는 아프리카 독재국가의 대통령이 무가베 대통령과 닮은꼴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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