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라데팡스 신개선문광장 한국 조각가 작품전

  • 입력 2006년 5월 26일 14시 55분


점-성장/2000년도
점-성장/2000년도
임동락 동아대 조소과 교수의 작품전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 인근 신도시 라데팡스의 대표 건축물 ‘그랑다르슈’.
임동락 동아대 조소과 교수의 작품전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 인근 신도시 라데팡스의 대표 건축물 ‘그랑다르슈’.
임동락 동아대 조소과 교수
임동락 동아대 조소과 교수
점-대지의 변주/2004년도(작품사진)
점-대지의 변주/2004년도(작품사진)
앞으로 프랑스 파리 인근 신도시 라데팡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세자르, 미로 등 거장의 작품들 사이에서 한국인 조각가의 작품을 볼 수 있게 됐다.

아시아 조각가로는 최초로 임동락(54·동아대 조소과) 교수의 작품 40여 점이 ‘현대 건축의 실험장’ 라데팡스의 신(新)개선문 그랑다르슈(La Grande Arche)에 전시된다. 특히 야외 조각품 한 점은 행사 후 이 곳 광장에 영구 전시된다.

오는 6월 7일부터 9월 4일까지 석달 간 그랑다르슈 광장과 야외 및 초고층 동편 실내 전시장(Carré Est du Toit de la Grande Arche)에서 ‘임동락 라데팡스 조각전’이 펼쳐진다. 전시 작품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브론즈로 제작된 조각품 25점과 작품사진 20점이다.

대여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그랑다르슈에서 3개월 동안 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

“그랑다르슈는 조각가들에게 있어 ‘꿈의 전시 장소’입니다. 한 사람의 조각가로서 영광이고, 한국 조각계가 예술의 본고장에서 인정받게 된 것 같아 기쁩니다. 이번처럼 대규모의 전시가 열리는 것은 파리를 통 털어도 일년에 한 두 번 정도입니다. 워낙 규모가 큰 작품들이라 컨테이너 박스 6개 물량이나 되더군요.”

라데팡스는 프랑스가 현대 건축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파리 근교에 만든 신도시로, 세계적인 관광명소이자 유럽 대기업 3600여개의 본사가 있는 비즈니스 도시다.

라데팡스의 상징물은 단연 그랑다르슈. 덴마크 건축가 스프레켈센이 설계한 기하학적이고 독창적인 건축물이다. 현재 그랑다르슈 주변 라데팡스 광장에는 칼더, 세자르, 미로 등의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이 설치돼 있어, 임 교수로선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거장들과 함께 라데팡스에 전시된다는 점에 부담감이 많습니다. 준비기간이 그렇고, 우리나라가 이런 분야에서는 시스템이 부족한 편입니다. 조각가가 직접 발로 뛰어서 처리할 일이 많으니까 예기치 않은 문제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런 계기를 통해 젊은 후배들이 세계 속에 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임 교수의 작품은 프랙탈(Fractal) 이론의 조각적 구현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랙탈이란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되는 구조를 말한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척추 뼈를 연상시키는 ‘점-원형질’이나 ‘점-인+간’ 등 임 교수의 작품은 매우 복잡해 보이나 단순한 구조로 돼 있다. 하나의 덩어리가 동일한 구조의 다른 덩어리와 결합해 더 큰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동일 패턴의 반복적 구조로 돼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기하학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스테인리스와 브론즈 화강함 등의 단단한 재료들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탄생한다.

임 교수의 작품 속 기하학적 요소는 ‘컴퓨터를 이용한 조각’이라는 독특한 제작 방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임 교수는 1988년 조각에 컴퓨터 기법을 도입한 바 있다. 3D 기법으로 미리 조각품을 컴퓨터 상에서 완성해 놓고, 실제 제작에 들어가는 것. 이 분야 있어선 선구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임 교수는 지난해 4월 프랑스 솔본느 대학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조각 기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아날로그적인 세계 조각계에 디지털적인 임 교수의 작품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 프랑스의 상징으로 불리우는 라데팡스와 임 교수의 작품은 묘하게 어울린다.

“추상적이면서도 자연 인체에 근거해 자연과 현대 문명의 조화를 이끌고자 했습니다. 인간인 듯 하면서도 로봇인 듯한 복합적인 형상이 관람객들에게 미묘한 상상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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