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브러더, 이미 당신곁에…하버드大 연구원 WP기고

  • 입력 2006년 5월 16일 03시 03분


“전화통화 기록은 시작이며 수집할 수 있는 정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수백만 명의 전화통화 기록을 수집 분석해 온 사실이 폭로돼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빅 브러더’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버드대의 ‘컴퓨터 사용과 사회 연구소’의 심슨 가핑클 연구원은 14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신용카드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사용 기록, 항공기 탑승 기록, 심지어 식당 예약 기록까지 정보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휴대전화는 통신수단이지만 정보기관에는 추적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고객이 전화를 걸면 전화회사는 상대방에게 연결해 주는 과정에서 고객의 위치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의 자살폭탄 테러 사건 용의자를 추적할 때 휴대전화 위치 정보가 사용됐다.

가핑클 연구원은 핵발전소 주변에서 같은 전화번호가 3차례 사용된 사실이 포착되면 국토안보부가 그 전화번호 소유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특정 장소에 대한 감시에 위치 정보가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러범들이 공원에서 비밀리에 모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면 축적된 휴대전화 위치 정보 자료를 이용해 그 자리에 모인 공범들을 추적할 수도 있다는 것.

용의자와 같은 자동차나 버스로 자주 여행을 하는 휴대전화 주인의 명단은 공범을 파악하는 데 이용될 수도 있다.

비행기 탑승 기록과 신용카드 및 선불 전화카드 사용 기록도 공범들의 전자 족적과 동선(動線)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그런 정보가 유용하게 사용된 사례도 있다.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 사건의 범인 티머시 맥베이와 테리 니컬스는 연방수사국(FBI)이 선불 전화카드 사용 기록을 추적해 두 사람의 관계를 파악한 대표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2만 개 이상 약국에서의 의약품 판매정보를 모니터해 질병의 조기 발견과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피츠버그대 질병감시프로젝트도 정보를 유용하게 이용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가핑클 연구원은 “사회적 연계망을 파악하기는 쉽지만 의미 있는 연계망을 찾는 것은 훨씬 어렵다”면서 “한 명이 테러범일 수 있다고 해서 연결된 수많은 사람을 조사해야 하는 시스템에 대해 미국 사회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데 따르는 가장 큰 부작용으로 정보기관 내부자나 고위 정부 관리들이 그 정보를 이용하려는 유혹에 빠지는 것을 꼽았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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