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in Korea]임준서 씨 “한국의 茶香으로 파리 적셔요”

  • 입력 2006년 5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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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르본대인 파리4대가 있는 동네를 파리 사람들은 라탱(latin) 구역이라고 부른다. 가장 파리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라탱이라는 지명은 소르본대의 교수와 학생들이 이 동네에서 라틴어로 대화를 나눈 데서 유래했다.

프랑스의 지성을 상징하는 이곳은 오래된 서점과 값싸고 맛있는 음식점, 고풍스러운 카페가 몰려 있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파리지앵이 즐겨 찾는 동네다.

‘가장 파리다운’ 라탱에 ‘가장 한국적인’ 공간이 문을 열었다. 소르본대와 뤽상부르 공원에서 지척인 곳에 3월 말 문을 연 ‘한센(Han-Seine)’이다.

‘한센’의 주인은 파리7대와 루앙대에서 한국학 교수를 지낸 임준서(46·사진) 씨. 그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런 공간을 생각해 냈다”고 말했다.

한강과 센 강을 연결한다는 의미의 ‘한센’은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운 업소다.

인삼차, 대추차, 오미자차 같은 한국 전통차를 파는 찻집이면서 그림과 도자기를 전시하는 갤러리이기도 하다. 한쪽 벽면은 서가로 꾸며 한국 관련 책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떡을 비롯해 간단한 먹을거리도 있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한국 복합문화 공간’이다.

손님들은 재즈로 편곡된 아리랑, 뱃노래 등의 한국 음악을 접하게 된다. 현대적인 느낌이 가미되긴 했지만 인테리어에서도 한국의 색과 분위기가 묻어난다.

임 씨는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대했던 일들이 벌어진다”고 전했다. 우연히 들른 대학생들이 한국 차를 마시고 나선 한결같이 흡족해 하고, 산책 나온 노인들이 한국 도자기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 주말에 여는 떡 시식 행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파리 동쪽의 마른라발레대에서 한불언어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임 씨는 “한국을 아는 현지 학자들과 함께 학술 분야에서도 한국을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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