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989년대 이래 새 핵탄두를 배치하지 않고 기존 핵무기의 수명만 연장하면서 사용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2002년 '핵태세검토(NPR)' 보고서의 건의에 따라 보다 강력하고 안전한 핵탄두를 만들기로 결정한 바 있다.
미 국가핵안보국은 올 11월까지 2가지 핵탄두 디자인 중에서 하나를 선정한 뒤 내년 초 의회에 예산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새 핵탄두는 보다 크고 무거우며 정확성이 뛰어나고, 테러 조직의 손에 넘어갔을 경우 원격 해체가 가능한 '사용통제' 기능을 갖추게 된다. 그 예산으로 수십억 달러가 들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미 군축협회(ASA)의 '암스 콘트롤 투데이' 4월호는 "기존 핵탄두도 이미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며 RRW로 인한 핵실험 재개 위험성을 경고했다.
잡지는 특히 "RRW는 핵실험 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앞으로 개발과정에서 핵실험이 불가피하다는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중국 등의 핵실험 재개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1992년 이래 핵실험을 유보해왔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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