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의 중국사랑

  • 입력 2006년 3월 31일 16시 32분


'나는 절반이 하얼빈(哈爾濱) 사람.'

최근 이스라엘 총선에서 승리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대행은 자주 "우리 집안의 뿌리는 사실 중국에 있다"고 말해왔다.

30년 가까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중국 관리가 방문할 때마다 환영행사를 주도할 정도의 '중국통'.

그의 남다른 중국사랑은 3대에 걸친 중국과의 인연 때문이다.

조부는 1917년 유대인 배척을 피해 러시아 서남부에서 낯선 하얼빈으로 이사한 뒤 죽을 때까지 20여 년간 이곳에서 철도 업무 등에 종사했다. 조부모의 유해는 하얼빈에 안장됐다.

부친은 하얼빈 공대를 졸업한 뒤 교사 생활을 하다가 이스라엘로 건너갔다. 부친은 이스라엘에 살 때도 자주 중국말을 썼으며 유언도 중국말로 남겼을 정도로 중국을 사랑했다.

형 역시 중국과의 경험 때문에 주중 이스라엘대사관 공사로 일했다. 또 하얼빈에 이스라엘 과학기술합작시범농장을 설립하는 등 중국과의 농업협력에도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정 때문에 올메르트 총리 하의 이스라엘은 대미관계를 의식해 중국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온 기존 정부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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