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보호구역?…美 인디언보호구역 70%가 거래거점

  • 입력 2006년 2월 2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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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난에 찌든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에 수백만 달러짜리 주택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카지노 빼놓고는 별다른 수입원이 없는 보호구역의 최고 상류층은 마약 거래인. 미국 전역의 인디언 보호구역이 마약거래의 새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마약거래의 ‘블랙홀’=이 신문이 19, 20일 2회 시리즈에 걸쳐 심층 분석한 인디언 보호구역 마약활동에 따르면 거래조직은 주로 부녀자를 동원해 멕시코, 캐나다 등 주변국에서 마약을 들여오고 있다. 국경 수비대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운반책은 인디언 부적에 마약을 숨겨 들여오며 이렇게 얻어진 마약은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대도시 판매상에게 넘겨진다.

현재 561개 인디언 보호구역 중 마약조직이 침투한 곳은 400개 이상이라고 미 법무부는 추산한다. 마약거래가 카지노를 물리치고 보호구역 최대 수입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뉴욕 주 북부의 모호크 보호구역은 캐나다에서 들여온 마약이 동부 대도시로 운반되는 거점이다. 주민 6000명에 불과한 이 조그만 구역 내 마약조직만 15개에 이른다. 연평균 거래 규모는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더 큰 문제는 보호구역 내 마약 사용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것. 거래조직이 운반책 확보를 위해 주민에게 마약을 공짜로 나눠준 탓이다. 지난해 몬태나 주 블랙피트네이션 보호구역에서는 마약에 취한 고교생이 총을 난사해 학생 7명을 살해하는 사고가 생겼다. 2004년 미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인디언 보호구역 내 강력범죄율은 미국 도시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패와 사법체계 미비=인디언 마약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부족 지도자들이 마약조직과 결탁하고 있는 것. 상당수 보호구역에서는 부족 지도자 집안이 마약거래를 장악하고 있어 조사 자체가 쉽지 않다. 지난해 와이오밍 주 윈드리버 보호구역에서는 판사가 마약거래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불분명한 관할체계도 문제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자체 사법체계를 가진 인디언 보호구역과의 마찰을 우려해 마약문제 개입을 꺼리고 있으며 보호구역은 경찰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설사 거래를 적발해도 재판을 진행할 능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현재 자체 법정과 감호 시설이 있는 보호구역은 각각 171개, 71개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인디언 보호구역 내 마약 퇴치를 위해서는 카지노 수입을 활용해 마약퇴치 운동을 적극 벌이고 주, 연방, 인접국 경찰이 공조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요 인디언 보호구역 내 마약활동
보호구역인구(명)마약활동
윈드리버와이오밍2만3250미 서부산 마약 운반 거점. 올 초 2건의 대규모 사건 적발
토호노드햄애리조나1만787멕시코 유입 마약 운반 거점. 2004년 마약 13만 kg 압수
블랙피트네이션몬태나1만100워싱턴-몬태나 마약 운반 거점
모호크뉴욕1만캐나다 유입 마약 운반 거점
터틀마운틴노스다코타8331콜롬비아 마약 조직 침투. 지난해 마약거래로 13명 기소
레드레이크미네소타5162마약사범 적발했으나 부족 지도자 반대로 체포 불발
루미네이션워싱턴41932003년 마약 수입이 카지노 수입 추월
라쿠르트오레이유위스콘신29001998년 이후 300만 달러 규모 마약조직 운영 37명 체포
자료:뉴욕타임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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