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서… 日에서… 韓流차원이 달라졌다

  • 입력 2006년 2월 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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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레인!” 비에 젖은 맨해튼▼

‘아시아의 연인’ 가수 비(본명 정지훈·23)가 2일 미국 뉴욕에 상륙했다. 비는 이날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뉴욕, 비에 젖다(Rainy day in New York)’ 첫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곳에서 아시아 출신 가수가 단독 공연을 한 것은 비가 처음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날 공연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공연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5시 반부터 몰려들기 시작해 객석 5000여 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비의 동작 하나하나에 탄성을 질렀다.

비는 ‘나’ ‘나쁜 남자’ ‘악수’ 등의 히트 곡을 선보이면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부드러움과 파워가 절묘하게 배합된 현란한 춤은 ‘타고난 댄서’로서의 비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관객들은 비가 격렬한 춤을 출 때마다 ‘고함’으로 호응했다.

공연 도중 유명 프로듀서이자 미국 연예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피 디디’(퍼프 대디의 바뀐 이름)가 깜짝 출연했다. 이번 공연은 AP통신, 뉴욕타임스와 아시아계 매체 등의 기자 100여 명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 미국 내 주요 음반사 관계자들도 참석해 비의 상품성을 점검했다. 한편 이번 공연을 앞두고 중국과 일본에서는 ‘비 콘서트 여행 상품’까지 등장했다. 일본에서 공연 패키지로 뉴욕에 온 다카카 고토(30·여) 씨는 “홍콩은 물론 베이징과 타이베이 공연까지 비의 공연은 빠지지 않고 봤다”며 “지금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객석에는 백인과 흑인은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팬의 인종 경계선을 뛰어넘는 게 최우선 과제로 지적되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뮤지컬 ‘겨울연가’ 삿포로 녹인다▼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 ‘겨울연가’. 사진 제공 윤스칼라

‘삿포로 눈 축제’가 임박한 3일, 일본 최북단 섬 홋카이도의 삿포로 시는 온통 눈 세상이었다.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삿포로 눈 축제’는 올해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개막일인 6일부터 폐막일인 12일까지 한국의 창작 뮤지컬 ‘겨울연가’가 ‘후유(冬)소나타’라는 이름으로 축제 메인행사장인 오도리(大通)공원 내 삿포로교육문화회관에서 세계 초연되는 것.

일본 내 한류를 몰고 온 TV 드라마 ‘겨울연가’가 원작인 이 뮤지컬은 삿포로연극영화기금(LLP)의 초청을 받았다. 뮤지컬의 예술총감독은 드라마 ‘겨울연가’의 윤석호 PD. 지난달 7∼13일 이곳에서 프리뷰 공연이 열렸을 때 객석 점유율 80%를 넘길 만큼 성황을 이뤘다.

40대 주부 오이시 미쓰에(大石光江) 씨는 “프리뷰를 세 번이나 보았는데 매번 울었다”며 “그때 도쿄에 사는 친구 두 명도 와서 함께 보았는데 본공연 때도 친구들이 다시 오기로 했다”면서 들떠 있었다.

경제효과만 268억 엔에 이른다는 ‘삿포로 눈 축제’의 중심부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 ‘겨울연가’가 공연되는 것은 올해 일본에서 계속될 ‘뮤지컬 한류’의 첫 신호탄이다.

‘겨울연가’는 삿포로에 이어 9월 도쿄에서 공연된다. 다음 달에는 톱스타 조승우와 뮤지컬 배우 류정한이 주연을 맡은 히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도쿄에서 막을 올린다. 9월에는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헤드윅’의 도쿄 공연이 거의 확정된 상태. 차범석의 대표작인 연극 ‘산불’을 세계적인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각색해 창작 뮤지컬로 만든 ‘댄싱 위드 섀도’도 내년 3월 일본 오사카에서 국내보다 앞서 공연된다. 창작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내년 초 도쿄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삿포로=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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