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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2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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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5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심야 전체회의를 열고 EU 예산 규모를 회원국 국민총소득(GNI)의 1.045%인 8623억 유로로 늘리고 지난해 새로 가입한 동유럽 10개 회원국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최종 수정안에 합의했다.
또 영국의 분담금 환급금 축소 규모를 80억 유로에서 105억 유로로 늘리는 대신 영국의 주장대로 EU 농업보조금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예산안 통과로 프랑스 네덜란드에서의 EU 헌법 부결과 6월 예산안 타결 실패 이후 신뢰 추락과 재정 위기를 겪던 EU가 위기 탈출의 해법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모처럼 단합된 목소리를 내 회원국 간의 갈등을 치유할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정치 데뷔 무대인 이번 정상회담에서 막후 활약을 돋보이게 펼쳐 주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자국의 재정적자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EU 전체 예산 규모를 늘리자고 제안해 회원국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견고한 유대를 과시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와는 달리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중재자로서 신뢰를 얻었다.
이에 볼프강 쉬셀 오스트리아 총리가 “조용하면서도 냉정히, 매우 전문가답게 행동했다”고 평가한 것을 비롯해 여러 지도자가 메르켈 총리의 중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도 “메르켈 총리 없이는 유럽이 새로운 정치적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 외교무대의 스타 탄생을 알렸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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