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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2월 12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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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마약’. 이들은 미국에서 거래되는 메스암페타민 성분의 마약을 뜻하는 은어들이다. 한국에서 흔히 히로뽕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이 최근 미국에서 코카인 등을 제치고 가장 위협적인 마약으로 떠오르고 있다. 히로뽕의 명칭(은어)이 많은 것도 히로뽕이 그만큼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다.
히로뽕은 코카인 등 천연 마약과는 달리 인공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합성 마약인 데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싸 최근 미국의 젊은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카운티연합(NAC)이 미국 내 45개 주의 마약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절반 이상의 기관이 코카인보다 히로뽕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골치를 앓는 미국이 ‘히로뽕 대처 선진국’인 한국에 ‘SOS’를 요청했다. 미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하와이에서 ‘제2차 메스암페타민 법률 및 정책 회의’를 열어 한국을 공식 초청했다.
회의는 히로뽕 확산 방지 방안과 처벌 규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히로뽕 범죄에 대해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한국의 사례를 듣기 위해 한국 법무부와 관세청 대표를 초청한 것. 이 회의에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의 대표와 연방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주 경찰 등에서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조영곤(曺永昆)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은 ‘한국의 마약퇴치와 국제협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의 마약 범죄 현황 등을 설명했고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한국의 인구가 미국의 6분의 1인 데 비해 마약사범은 미국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특히 한국에서 히로뽕 등 마약 범죄가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조 부장은 이에 대해 △마약이 처음 도입됐을 때부터 대검찰청이라는 단일한 지휘 기구를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단속이 이뤄졌고 △전통적으로 마약에 대한 사회적 비난 정도와 죄의식이 크고 △끈끈한 가족제도로 인해 가족 구성원에 의한 통제와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조 부장은 “참석자들이 발표 이후에도 한국의 법률과 수사 방법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교류 확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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