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를 러에 되팔자” WP 칼럼니스트 이색제안

  • 입력 2005년 11월 26일 03시 02분


코멘트
‘알래스카를 러시아에 되팔아 경제 문제를 해결하자.’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유명한 경제칼럼니스트인 스티븐 펄스타인(사진) 씨가 23일 칼럼에서 이런 이색적인 제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 주장은 실현 가능성을 떠나 미국과 러시아에서 갑작스레 알래스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펄스타인 씨는 “미국이 1조 달러(약 1040조 원)에 알래스카를 판다면 재정적자 등 모든 경제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몇 % 증가할 정도의 큰 경제적 효과와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로 기록되리라는 것. 세계 2위의 산유국인 러시아는 최근 고유가로 막대한 ‘오일머니’를 벌어들이고 있어 옛 영토인 알래스카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펄스타인 씨는 주장했다.

제정 러시아는 18세기부터 알래스카를 점유했으나 빙하와 삼림밖에 없는 ‘쓸모없는 땅’으로 판단해 1867년 720만 달러에 미국에 팔았다. 1에이커(약 1224평)당 고작 0.02달러의 헐값이었다. 당시 미국 내에서는 “정부가 러시아에 속아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는 비난 여론이 급등했다.

하지만 30여 년 후 알래스카가 금과 석유 가스 등 ‘천연자원의 보고(寶庫)’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러시아는 뒤늦게 땅을 쳤다.

러시아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은 물론 러시아에서조차 알래스카가 다시 러시아 땅이 될 것으로 보는 국민이 거의 없다. 하지만 민족주의 성향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러시아 자유민주당수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러시아가 알래스카까지 되찾는다면 3개 대륙에 영토를 가진 강대국으로 부활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